아이코스·글로, 세금 인상에 가격 5천원대?...'뿔난' 흡연자들

2017-10-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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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고려하면 당장 5000원대로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소비자의 반발이 문제다.

이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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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아이코스(IQOS)'와 '글로(Glo)'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관한 세금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필립모리스와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의 가격 고민이 깊어졌다.

세금을 고려하면 당장 5000원대로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소비자의 반발이 문제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릴(lil)' 눈치도 봐야 한다. 가격 차이가 크면 애써 개척한 시장을 뺏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 인상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비싸지는 순간 판매가 급감할 수 있다"며 "필립모리스와 BAT도 해당 부분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전자담뱃세 인상 현실로…제조사, 가격 정책 '고심'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0일 아이코스와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한 갑(6g)당 126원에서 529원으로 403원 인상하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앞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세금 인상이 현실화된다.

그동안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사용한 일반 담배와 차이가 없지만 세금은 절반도 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여기에 세수 손실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기재위 조세소위가 개소세 인상을 추진해왔다. 기재위는 논의 끝에 일반 담배의 89% 수준인 529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개소세 개정안 의결로 건강증진분담금과 교육세·지방세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나머지 세금도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국회에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일반 담배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나머지 세금마저 줄줄이 오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 인상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필립모리스와 BAT는 세금이 오르면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현재 가격을 유지하면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담뱃세가 올라가면 원가에 큰 영향이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 네오스틱과 히츠의 가격(4300원)에 세금 인상분을 반영하면 가격은 5000원대로 훌쩍 뛸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5년 담뱃세를 올렸을 때도 인상분을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KT&G '릴' 변수로…가격 인상 반발 심리 고려해야

필립모리스와 BAT는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시장 반발을 우려해 신중한 모습이다. 시장 초기 단계에서 무리하게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이 일반 담배로 돌아설 수 있다.

더욱이 세금이 올랐다고 히츠와 네오스틱의 가격을 급격히 올리는 것은 한국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경우 아이코스 히츠 1갑의 가격은 460엔(4715원)으로 일반 담배(440엔·451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큰 차이는 없다. 세금이 일반 담배의 80~90%인 포르투갈과 그리스는 가격이 아예 동일하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세금과 소비자가격의 연관성 크지 않아서 과세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 각국의 세금 비중에 큰 편차가 있지만 판매가는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도 "히츠와 네오스틱의 원가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세금이 올랐다고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여긴 처사"라며 "가격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출시를 앞둔 KT&G의 신제품 '릴'도 변수다. 세금 인상분을 반영한 릴 가격이 일반 궐련 담배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필립모리스와 BAT의 가격 인상 폭도 줄어들 수 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세금 인상과 경쟁사 신제품 가격 등을 고려해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전자담배용 궐련 가격은 내달 제품 출시 전까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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