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배우” 고 김주혁 출연작 10편

2017-11-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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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영상에서밖에 볼 수 없는 배우 김주혁 씨를 추억하며 생전 그가 출연했던 작품들을 되짚어봤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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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주혁 씨가 45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김주혁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삼성동 아이파크 정문에서 자신의 차로 이동하다 아파트 벽면에 부딪혔다. 곧이어 계단으로 굴러떨어지며 차가 뒤집어졌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2시간 뒤 운명했다.

김주혁 씨는 최근까지 연기자로서 전성기를 누리던 상황이었다. 꾸준하게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명성을 쌓아 나갔다. 또 지난 2015년까지 KBS 예능 '1박2일 시즌3'에 출연하면서 '구탱이형'이라는 별명과 다양한 연령층의 인기도 함께 얻었다. 이 때문에 그의 황망한 죽음을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다.

김주혁 씨에게 연기는 '천직'이었다. 1993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이후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해 본격적인 연기자 길로 들어선다. 지난 2005년 폐암으로 사망한 원로배우 김무생 씨의 둘째 아들로 유명했지만 조연과 단역을 가리지 않았다. 잘나가던 예능 '1박2일'에서 하차한 것도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마지막 '1박 2일' 방송에서 김주혁 씨는 "이 일은 주업이 아니다"라면서 하차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죽기 불과 3일 전 그는 생애 첫 연기상을 받았다. 더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그는 "연기 생활한 지 20년이 돼가는데 영화로 상을 처음 받는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주신 상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는 영상에서밖에 볼 수 없는 배우 김주혁 씨를 추억하며 생전 그가 출연했던 작품들을 되짚어봤다.

1. 카이스트

이하 해당 작품 스틸컷
이하 해당 작품 스틸컷

배우로서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린 첫 작품이다. 1999년 작으로 카이스트에 다니며 전자과 박사과정을 밟는 정명환 역을 맡았다.

당시 많은 시청자들이 김주혁 씨를 진짜 카이스트 출신으로 오해할 정도로 배역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2. 싱글즈

영화 '싱글즈'에서 상대역인 장진영 씨를 좋아하는 수헌 역을 맡았다. 증권맨 수헌은 나난(장진영 씨)을 쫓아다니며 한결같은 사랑을 보여줬다. 김주혁 씨 초기작인 만큼 젊고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

3. 프라하의 연인

김주혁 씨는 이 드라마에서 대통령 딸이면서 외교관인 전도연 씨를 사랑하는 강력계 형사 역할을 맡았다. 아름다운 체코 프라하를 배경으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더 해져 화제가 됐다.

시청률 30%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었고 2009년 일본에서 단독 팬미팅을 열었다. 김주혁 씨에게 제4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4. 광식이 동생 광태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김주혁, 봉태규 씨는 전혀 다른 외모와 캐릭터를 가진 형제로 등장한다. 김주혁 씨는 10년 동안 한 여자만 지고지순하게 짝사랑하는 순정남으로 열연했다.

5. 청연

일제강점기의 민간 여성 비행사 박경원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김주혁 씨는 박경원 역을 맡은 배우 고 장진영 씨 상대역으로 출연했다.

김주혁 씨와 2009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장진영 씨가 함께 한 영화라는 이유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된 작품이다.

한 인터뷰에서 김주혁 씨는 "제 작품 중 가장 아쉬운 작품이 '청연'이다. 친일 논란에 휘말려 빛을 제대로 못 봤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6. 아내가 결혼했다

배우 손예진 씨와 함께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극중 아내인 인아(손예진)에게 새로운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편 덕훈(김주혁) 역을 연기했다. 그는 아내가 자신과 부부로 살면서 새로운 남자와도 결혼하고 싶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된다.

김주혁 씨는 이 영화로 제29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비록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달달한 커플 연기로 베스트커플상을 받았다.

7. 방자전

김주혁 씨가 주인공 몽룡이 아닌 '방자' 역할을 맡았다. 춘향을 흠모하는 방자의 깊은 사랑과 주변인들과의 갈등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영화 개봉 당시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8.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홍상수 감독의 영화. 이 영화에서 김주혁 씨는 영화 속 애인이었던 배우 이유영 씨와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이 영화 촬영 중이던 지난 2015년 김주혁 씨는 갑작스럽게 모친상을 당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장례식 이후 첫 촬영 당시 영수 역을 맡은 김주혁 씨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는 장면을 연기해야 했다.

9. 공조

김주혁 씨는 이제껏 착하고 부드러운 연기를 펼쳐왔다. 그러나 영화 '공조'에서 극중 북한 고위층 간부 차기성 이라는 역할로 생애 첫 악역을 연기했다.

제작자 윤제균 감독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김주혁이 그 누구보다 신선하게 악역을 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라며 "김주혁은 강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신의 한 수였다"라고 칭찬했다.

10. 아르곤

지난 2015년 tvN '응답하라 1998'에 출연한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작품이자 김주혁 씨의 유작이다. 김주혁 씨는 정직한 보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자이자 앵커 김백진 역을 맡았다.

극 중 김백진은 기자로서 냉철한 모습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비정규직 후배의 처우 개선을 위해 싸우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김주혁 씨의 따뜻함은 비단 연기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이 작품에서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천우희 씨는 인스타그램에 "어렵고 힘들다 하시면서도 항상 멋진 연기를 보여주셨던 천상 배우 김주혁 선배님. 선배님과 마지막 두 작품을 함께 했다는 것에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 좋은 배우셨어요. 잊지 않을게요"라고 애도했다.

home 박송이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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