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만인보-8]가장 인기 있는 종교인은?

2011-04-05 16:34

add remove print link

목사님 신부님 수녀님 스님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트위터를 한다. 혜민(@

목사님 신부님 수녀님 스님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트위터를 한다. 혜민(@haeminsunim) 스님, 율리안나(@nun1004) 수녀님, 조정민(@ChungMinCho) 목사님 등이 그들이다.

혜민 스님은 ‘젊은 날의 깨달음 : 하버드에서 출가 그리고 10년’의 저자로 현재 미국 햄프셔대학 교수 겸 뉴욕 불광선원 부주지다. 율리안나 수녀님은 서울 양천 성당에 소속돼 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에 “가슴이 따뜻한 수도자이고픈... 수도자의 길을 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동반자. 살면서 힘들고, 기도가 필요할 때, 제 작은 기도로 마음의 동반자가 되어 드릴께요”라고 적고 있다. 조정민 목사는 온누리교회 목사로 전직 MBC 기자다.

세 분의 공통점은 단 한마디도 자신의 종교를 선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남을 비판하지도 않는다. 인생에 대한 교훈, 삶에 대한 성찰 등 주옥같은 글을 트위터에 올린다. 때로는 형님처럼, 때로는 누님처럼 트위터러들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 조정민 목사, 아침마다 트위터러에게 감동 배달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분이 조정민 목사다. 이것은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다. 트위터 리트윗 순위를 집계하는 followkr.com에 따르면 조정민 목사의 트윗이 가장 많은 리트윗이 발생한다.

조정민 목사는 매일 아침 인생과 종교에 대한 성찰을 담은 트윗으로 트위터러들에게 아침인사를 전한다. 많은 트위터러가 조정민 목사의 트윗을 보고 하루를 시작한다. 조정민 목사 자체도 흥미롭다. 그는 MBC에서 잘 나가는 기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40년을 술독에 빠져 살았습니다. 뒤늦게야 하나님을 영접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전편에서 밝힌대로 트위터가 반 기독교적 성향임에도 조정민 목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그가 일부 기독교도들처럼 기독교 교리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삶의 지혜를 담은 따뜻한 트윗으로 매일 아침 트위터러들에게 감동을 배달한다. 교회에 나오라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교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분이 진정한 크리스천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트위터에서 조정민 목사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끄는 종교인이 있다. 바로 명진 스님이다. 명진 스님은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트위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교인이다. 반MB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 3월 6일 봉은사를 떠날 때 트위터에서 생중계를 할 정도였다.

트위터러들이 명진 스님에게 열광하는 것은 MB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 때문이다. “국토를 선짓국으로 만들고 있다”, “청와대를 청와교회라고 불러야 한다” 등. 명진 스님의 발언은 ‘어록’이 될 정도로 트위터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 “나라를 선진국 만들어 준다고 하더니 선짓국 만들었다”

명진 스님은 2011년 1월 22일 봉은사에서 열린 고 리영희 선생 49재 법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선진국, 선진국하더니 나라를 선짓국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추모사에서 "80년대 구치소 독방에서 선생의 저서 '전환시대의 논리'와 '우상과 이성'을 읽으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리 교수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부디 눈 감지 마시고 우리가 잘못된 길로 가면 준엄하게 꾸짖는 이 사회의 영원한 스승으로 남아 달라”고 말했다.

그는 구제역과 관련, “더 많이 가지려는 인간의 욕망이 짐승의 생명을 빼앗고 나아가 미움과 증오가 가득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선진국을 만든다고 했지만 이젠 ‘선짓국’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짓국 발언은 큰 화제를 일으켰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교수는 “명진 스님 말대로, ‘MB, 선진국 만든다더니 선짓국 만들어...’ 구제역 침출수가 생수병 1억2천만 개에 이른다네요. 친환경 '구제수', 녹색 '선지수', 청와대에 먼저 공급하는 게 좋을 듯....”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 “청와대를 청와교회라고 불러야”

명진 스님은 2010년 11월 5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전두환만큼 나쁘며, 청와대를 차라리 청와교회로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역대 정권과 비교 평가한다면’이란 질문에 “최악의 대통령인 전두환만큼이나 나쁘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인간을 살육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뭇 생명을 살육하고 있다. 더 큰 죄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봉은사 땅밟기'로 촉발된 종교편향 논란과 관련 “문제의 근원은 현 정권의 노골적인 기독교 색체 때문”이라며 “차라리 청와대를 청와교회라고 부르자"고 비판했다.

- “MB는 전과 14범”

명진 스님은 2010년 11월 4일 불교방송(BBS)에 출연, 대통령을 “전과 14범”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BBS 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과 인터뷰하면서 이상훈 전 국방장관이 봉은사에 좌파단체 본부가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이 전 장관을 비난하다 문제의 발언을 했다.

명진 스님은 이 전 장관이 6공 시절 율곡비리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을 거론하면서 “그런 사람이 한국 사회 보수단체 집합체인 애국총연합회 회장도 하고, KBO 총재도 하고, 지도층에 들어가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이런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 너그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 같은 경우도 말로는 전과가 14범이라고 하는데, 보면 부동산 투기에다가 위장 전입에다가 세금 포탈에다가... 정말 그런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이 사회 지도층에 있다는 그 자체에 대해서 가혹하게 문제를 묻지 않고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수많은 어록을 만든 명진 스님은 2011년 3월 6일 봉은사를 영원히 떠났다. 명진 스님은 한때 봉은사 회주(會主, 상징적인 관리자, 실권은 주지에게 있다)로 남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 주지인 진화스님으로부터 봉은사를 완전히 떠나달라는 통고를 받았다. 이는 정부의 개입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쪽에서 ‘선짓국’ 발언을 문제 삼았다는 후문이다. 명진 스님은 “나의 퇴진에 국정원장이 직접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봉은사를 떠났다.

<명진 스님이 봉은사를 떠나는 모습. 출처 트위터 : @eps1024>

일부 트위터 이용자는 “명진이 바로 법정스님이 말씀하신 신앙을 직업으로 하는 자다”라며 명진 스님을 ‘정치 스님’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대부분 트위터 이용자들은 “가시는 듯 다시 옵서예”, “이제 누가 MB를 향해 직격탄을 날려줄꼬!” 등의 트윗을 날리며 명진 스님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이중 가장 화제를 모았던 트윗은 “MB는 언제 청와교회 떠나나”였다.

home 편집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