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공주” 경혜공주에 관한 10가지 이야기
2018-02-0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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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삶은 늘 풍족하고 행복할 것 같지만, 경혜공주는 그렇지 않았다.

조선 시대를 통틀어 비운의 인물 중 하나는 경혜공주다. 공주의 삶은 늘 풍족하고 행복할 것 같지만, 경혜공주는 그렇지 않았다.
경혜공주는 조선 5대 왕인 문종과 현덕왕후 사이에서 태어났다. 비운의 왕인 단종의 친누나이기도 하다.
경혜공주는 사랑받으며 자랐지만, 끝내 숙부에 의해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드라마로 만들어질 만큼 극적이었던 그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추렸다.
1. 어머니를 후궁에서 세자빈으로 만들었다.

경혜공주는 문종이 세자일 때, 세종이 왕일 때 태어났다. 경혜공주를 낳은 권 씨(현덕왕후)는 당시 세자빈이 아니라 후궁 신분이었다. 권 씨가 세자빈으로 책봉된 건 경혜공주를 낳은 뒤에 생긴 일이다.
권 씨는 이후 단종을 낳았는데, 이때 산후병으로 숨졌다. (권 씨는 숨진 뒤 현덕왕후로 추존됐다.) 경혜공주는 7살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2. 문종(아버지)을 '딸바보'로 만들었다.


경혜공주는 문종의 첫 자식이자 유일한 딸이었다. 문종은 조선 시대 대표적인 '딸바보'로 불린다. 귀한 딸이었고, 친어머니인 권 씨도 일찍 죽어 더욱 애틋했을 것이다.
문종은 경혜공주가 결혼할 때 신혼집으로 한양에서 가장 비싼 땅(현재 서울 북촌 지역)에 '대궐 같은 큰 집'을 지어주기도 했다.
실록에는 당시 경혜공주의 신혼집을 짓기 위해 민가 30여 채가 철거됐다는 기록도 있다. 단종도 경혜공주의 신혼집에 자주 찾아갔다고 한다.
3. 예쁘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실록에서 공주의 외모를 평가하는 일은 없지만, 야사 등을 통해서는 경혜공주의 미색이 한양에서 유명할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4. 세조(수양대군)로 인해 남동생과 남편(부마)을 잃었다.
문종이 죽은 뒤부터 경혜공주의 삶은 비극이 됐다. 계유정난으로 왕이 된 세조는 단종이 살아있으면 정치적 위협이 된다고 여겼다. 결국, 단종은 유배지에서 사약을 받았다.


경혜공주의 남편 정종도 세조에게 거역하다가 처형당했다. 세조는 정종을 잔인한 형벌 중 하나인 거열형으로 죽게 했다. 거열형이란 머리와 팔, 다리를 밧줄로 묶어 가축에 연결해 찢어 죽이는 형벌이다.
5. 남편이 거열형으로 죽을 때 임신한 상태였다.
경혜공주 남편인 정종이 처형을 당할 때 경혜공주는 아이를 가진 상태였다.



6. 공주에서 관노(노비)가 됐다.

세조는 경혜공주 남편을 처형한 뒤 경혜공주를 관노로 만들었다. 경혜공주는 훗날 면천이 되는데 아이를 위한 결정이라고 알려진다.
7. 비구니가 됐다

관노에서 면천된 뒤 경혜공주는 절에 들어가 살았다. 생활이 무척 빈곤했다고 알려진다.
8. 경혜공주의 아들 정미수는 효자였다.

정미수는 홀어머니인 경혜공주를 극진히 모셨다고 알려진다. 그는 어머니가 먹을 약을 미리 맛보고 심지어 대변을 먹어봤다는 기록이 있다.
9. 경혜공주는 아들에게 집과 통진에 있는 전답을 물려주었다.


경혜공주는 37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아들에게 집과 현재 경기도 김포시에 속한 통진읍에 있는 전답을 물려줬다고 알려진다.
10. 경혜공주는 '현주'로 태어나 '공주'로 생을 마감했다.
경혜공주는 태어났을 때는 '현주'였다. 남자로 따지면 '서자'의 개념이다. 그의 어머니인 권 씨가 당시 세자빈의 후궁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세자의 딸 중 세자빈 소생은 군주, 후궁 소생은 현주로 불렸다. 이후 어머니 권 씨가 세자빈이 되며 경혜공주도 '군주'가 됐다. 공주가 된 건 문종이 즉위한 이후다.
경혜공주는 계유정난 이후 세조가 남편 정종을 처형하면서 관노비로 전락한다. 이후 세조는 경혜공주와 그의 아들 정미수를 면천시킨다.
경혜공주가 '공주'로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그가 아들에게 유산을 물려준 문서로 인해 확인됐다.


경혜공주는 죽으면서 아들에게 집과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에 있는 전답을 물려줬는데, 이를 적은 문서 '분재기'가 발견됐다. 분재기란 조선 시대 재산 상속을 적은 문서를 뜻하는데, 이 분재기에는 '경혜공주지인'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경혜공주가 죽을 때 '공주' 신분이었음을 증명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