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생X, 보XX” 필라테스 강사들 모욕하고 성희롱한 학원 대표

2018-02-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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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학원 강사들은 학원을 그만두고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다.

'호호요가' 사이트
'호호요가' 사이트

한 필라테스 학원 대표가 강사를 성적으로 비하하고 모욕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0일 한 필라테스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필라테스 대표가 강사를 대하는 태도"라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필라테스 학원 대표가 직원과 나눈 메시지가 담겼다.

대화 속에는 매니저가 등장했다. 사실상 해당 학원 대표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나치게 급여가 낮은 채용 공고를 올리지 말라는 게시물을 본 후 "무시해 거지X들"이라고 답했다. 대표는 "가방끈 X나 짧아서 공장에서 찍어낸 거지들이 전문직인 줄 착각 오지네"라며 조롱했다.

대표는 "선생X 연락 없지?"라며 강사를 욕설로 지칭했다.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며 "(출근) 하면 뒤치기로 박아버리든가 해야지"라며 성적으로 모욕하기도 했다.

이하 피해자 A 씨 제공
이하 피해자 A 씨 제공

대표는 "선생 와서 수업 듣고 갔다"는 말에는 "몸매는 좀 어떠냐"고 되물었다.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는 대답에 "월요일날 꼬신다"고 답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문제를 저지른 대표는 지난 21일 처음 글이 올라온 사이트에 직접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과 말을 함으로써 많은 분들에게 피해와 상처를 드린 점 정말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대표는 "친분이 있는 동생을 팀장으로 채용하면서 사적으로 오고 간 카톡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해서 저렇게 사람이 아닌 짓을 했다. 제가 생각해도 정상 범위를 넘어선 짐승 같다"고 전했다.

대표는 "강사님들에게 연락 후 다시 사과하겠다. 연락드리는 것도 또 상처가 되시지 않을까 고민이 된다. 그 상처가 어느 정도일지 감히 상상도 안 간다"며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그는 "앞으로는 이쪽 업계에 다시는 발도 들여놓지 않고 살겠다. 정말 마지막까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피해자 A 씨는 위키트리에 대화 속에 등장하는 직원에게 이 메시지를 지난 17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직원이 대표와 갈등을 빚다가 홧김에 A 씨에게 두 사람이 나눈 메시지 내용을 전송한 것이다.

직원이 보낸 메시지
직원이 보낸 메시지

A 씨가 이 문자를 가지고 대표에게 항의하자 대표는 직원이 A 씨를 비하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직원은 지난 19일 학원을 그만뒀다. A 씨는 "모든 일을 수면 위로 올려놓고 그 직원은 연락도 없고 사과도 없다"며 분노했다.

대표가 A 씨에게 보낸, 직원이 A 씨를 비하한 메시지
대표가 A 씨에게 보낸, 직원이 A 씨를 비하한 메시지

강사 5명은 지난 20일 수업시간에 대표를 찾아가 "이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회원들도 있는 자리였다. 대표는 "내가 한 말이 맞다. 죄송하다"며 본인 잘못을 인정했다.

대표는 추후 전화로 강사들에게 재차 사과했다. 피해자 B 씨는 "지난 21일 선생님 3분이 전화를 받았다. 울면서 전화가 왔다더라. 무릎이라도 꿇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학원에서 일하던 강사 5명은 모두 학원을 그만둔 상태다. "매니저님이 딱 좋아할 스타일"이라며 대화에 언급된 강사는 입사한 지 하루 만에 학원을 그만둬야 했다. A 씨와 B 씨를 비롯해 지난해 9월 학원 오픈 때부터 함께 했던 강사 3명은 더욱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

B 씨는 "(대표는) 앞에서는 착한 얼굴을 하고, 그렇게 젠틀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신적 피해는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일을 할 수 있음에도 못한 손해도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태어나서 이런 모욕을 처음 들어봤다"며 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A 씨는 대표에게 "염치없지만 글을 내려달라", "어떤 대가를 바라냐"는 연락이 계속 오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변호사 등을 찾아 법적으로 상담을 받고 있다. 직접적인 추행이 없었으며 개인 메시지에서 나눈 대화이기 때문에 법적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답변도 받았다.

A 씨는 "어찌 됐든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가해자 처벌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와 직원 모두를 처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B 씨는 "답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이번 계기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징역을 살든 풀려나든, 나라에서 내리는 법적 조치를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필라테스 학원 측은 "대표와 강사가 모두 바뀔 것"이라는 메시지를 기존 회원에게 보냈다. 학원 측은 "피해를 입은 기존 회원들에게 상황을 안내하고 있다"며 환불 처리 등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학원은 해당 대표와 관계를 끊었으며, 막대한 피해를 입힌 부분에 대해 법적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학원 관계자는 "(대표와) 아예 인연을 끊었다. 다른 지점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 다른 지점에도 피해가 많다"며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home 오세림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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