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오달수, 용서가 안됐다” 연극배우 엄지영 JTBC 인터뷰
2018-02-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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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엄지영 씨가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배우 오달수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연극배우 엄지영 씨가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배우 오달수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엄지영 씨는 27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실명으로 얼굴까지 공개하면서 나선다는 건 어려운 일인데 마음의 결정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는 손석희 앵커 질문을 받았다.
엄지영 씨는 "처음에 (오달수 씨 관련) 댓글 올리신 분 글 보고 '나도 이야기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기다렸다. 그리고 그 분이 마녀사냥 당하면서 댓글 내리고 나서 저는 오달수 씨가 사과를 할 줄 알았다. 기다렸는데 사과는 커녕 그 사람 실명을 공개 안 했다는 이유로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게 용서가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학원에서 (연기 입시 관련해) 애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아이들이 지난주에 공연을 한다고 문자를 보내면서 '열심히 할게요 선생님'이라고 했다"며 "그 아이들이 열심히 해서 연극영화과를 가고 현장에서 연극을 하면서 저 같은 일을 당하게 될까봐 그게 너무 싫었다. 저 역시 제 이름을 공개 안하면 저도 없었던 일이 될 것 같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엄지영 씨는 "(오달수 씨가) 자기가 얼굴이 팔려 있으니까 부끄럽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신경 쓰인다고 하더라. 어딜 들어가자는 식으로"라며 "'이혼해서 집도 없어. 그냥 여기에서 숙소를 잡은거야'라면서 '야 네가 자꾸 이러고 있으니까 내가 좀 그렇게 느껴지잖아'라는 식으로"라고 말했다.
이어 "편하게 이야기하자는 식으로 하면서 '야 더운데 좀 씻고 이렇게 하자'고 하면서 옷을 벗겨주려고 손을, 제 몸에 손을 댔다"며 "(오달수 씨가) 자꾸 '야 내가 너를 잡아먹느냐' (오히려) 진짜 제가 나쁜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손석희 앵커는 "피해를 입으신 분들은 가해자의 법적 대응 때문에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무고죄 같은 부분이 걱정된다거나 하지는 않나"라고 물었다.
엄지영 씨는 "걱정된다. 걱정되고 말 그대로 '천만요정'인데 (사람들이) 제 말을 믿을까. 그 사람 말을 믿을까. 처음에는 고민 많이 했었고 주위 사람들도 '너 분명 피해 본다. 왜 너가 나서야 되냐. 안 했으면 좋겠다' 그랬다"며 "근데 좋다. 무고죄로 걸면 걸라고 하겠다. 전 진짜로 있었던 일이고 증거는 댈 수 없지만 저한테는 있었던 사실이다. 분명히"라고 했다.

그는 "그 사람은 저한테 사과하지 않고 미안한 마음 안 가진다고 하더라도 이걸 보고 있는 사람들은 알 거다"라며 "제가 뭐하려고 제 얼굴 공개하고 제 이름 공개하면서 여자 배우가 이야기를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6일 오달수 씨는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댓글과 그 익명 댓글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를 접하는 순간, 참담한 심정으로 1990년대 초반의 삶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그렇게 30년 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