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 - 노총
2011-04-2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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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서늘한 날씨에 아이들이 재채기와 기침을 합니다. 걱정입니다. 코가 안 좋은 큰
뜻밖의 서늘한 날씨에 아이들이 재채기와 기침을 합니다. 걱정입니다. 코가 안 좋은 큰 아이는 철이 바뀌는 이맘때 많이 힘들어합니다. 어제 새벽에도 코가 막힌다고 일어나서는 괴로워 하는 소리를 듣고 저도 잠이 깨서 달래주느라 잠을 좀 설쳤습니다. 몸이 철 바뀌는 걸 알려주니 참 놀랍기도 합니다.
오늘은 저도 처음 본 깜짝 놀란 말을 맛보여드려야겠습니다. ‘노총’이란 말입니다. 우리가 듣보고 눈과 귀에 익은 것은 ‘한국노총’, ‘민주노총’과 같은 ‘노동조합 총연합회’를 줄인 ‘노총’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말과 똑같이 적는 말에 ‘남에게 알려서는 안 될 일’이라는 뜻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보고 한쪽으로는 아주 기쁜 마음이 들었지만, 또 한쪽으로는 이 말을 맛보여드리면 “뭐 이런 잘 쓰지도 않는 말을 꺼내서 성가시게 해?”라고 하시는 분들이 생각나 마음에 걸렸습니다. ‘비밀(秘密)-시크릿(secret)’과 비슷한말이 있긴 있는데 잘 안 쓰니까 꺼내 보이지도 말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마음 아프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제게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익은말로 ‘노총(을) 지르다’고 하면 ‘노총을 남에게 알리다’는 뜻이랍니다. 말밑을 더 캐서 알아보면 좋겠지만 오늘은 맛만 봐야겠습니다. 맛이 없으면 다시 찾지 않을 것이고 괜찮다 싶으면 다시 찾아 쓰게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맛보여 달라는 분들 하나 없지만 이렇게 토박이말 맛을 보여드립니다.
4344. 4. 28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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