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이 식상해?” 키워드로 색다르게 본 '데드풀 2' (스포주의)

2018-05-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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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끊임없이 '차별'에 관해 이야기하고 풍자한다.

영화 '데드풀2'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1일 기준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해당 작품은 강한 수위의 대사와 성인 코드개그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이용철 평론가는 "2시간의 욕지거리가 즐거우면 그게 정상인가"라고 혹평했고 김현수 평론가는 "양쪽을 오가다 보면 결국 제자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 평론가와 관객 지적에도 영화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로튼 토마토 83%(21일 기준)를 기록하는 등 호평받고 있다. 영화 '데드풀2'를 좀 더 재밌고 색다르게 보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영화 '로건' 과의 관계
영화 '로건' 스틸컷

영화 '로건'과 '데드풀'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다만 코믹스에서 울버린과 데드풀은 앙숙이면서 동지로 그려진다. 데드풀은 영화 초반부터 '로건'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로건'은 히어로 영화 중에서 이례적으로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될 정도로 작품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하지만 해당 작품에서는 할리우드가 좋아하는 전형적인 장면들이 등장한다.

영화는 '부성애' 코드와 '백인'이 중심이 돼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백인 남성 로건(휴 잭맨)은 자신을 따르는 'X-23' 백인 소녀 로라(다프네 킨)를 돌본다. 할리우드에서는 아동 학대를 당하는 역할에 백인 소녀를 주로 캐스팅하는 편이다.

작품 속 로라의 행동은 폭력적이고 다른 사람을 해칠 정도로 위험하다. 하지만 백인 여자아이의 행동은 보호받아야 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반면 '데드풀2'에서 러셀(줄리안 데니슨)은 백인도, 여자아이도 아니다. 설정상 뉴질랜드 출신 뚱뚱한 남자아이로 등장한다. 그의 행동은 '로라'와 다르게 그려진다.

'로건'에서 로라의 일탈 행동은 '잘 몰라서' 한 행동으로 비춰진다. 반면 '데드풀2'에서 '러셀'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 알고 실행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캐스팅에 이어 아동에 관해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도 이례적이다.

2. 인종차별에 관한 유머
'도핀더'와 '도미노' / 영화 '데드풀 2' 스틸컷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코코', '스타워즈:라스트제다이' 등 인종의 다양성과 역할에 관해 다룬 작품이 늘고 있다. 영화계 안팎에서 불고 있는 '다인종 열풍'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데드풀에서도 대사와 장면을 통해 끊임없이 인종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엑스맨(X-Men)이 등장한 것 자체가 인종차별을 이야기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마블 코믹스에서는 엑스맨에서 찰스 자비에 교수와 매그니토 대결 구도를 말컴 엑스(Malcolm X)와 킹 목사(Martin Luther King) 관계에서 따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들은 '데드풀'에서 카메오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다른 인종차별 풍자로 엑스포스 멤버 피터(롭 딜레이니)와 데드풀 절친이자 운전기사 도핀더(카란 소니)를 꼽을 수 있다.

피터와 도핀더는 별다른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도핀더는 누구보다 영웅이 되고 싶어 하지만 데드풀은 그가 '인도 사람'이라는 점을 들어 거부한다. 

엑스포스팀에 합류한 피터는 특별한 능력이 없지만 뽑히게 된다. 작품에서 백인이기에 별 무리 없이 뽑혔다고 언급되기도 한다. 엑스포스가 출동하고 나서 백인 남성 캐릭터를 일회성으로 소모하는 모습도 인종 차별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 캐릭터 유키오(쿠츠나 시오리) 복장도 인종차별적 요소를 없앴다는 평이다. 가장 최근에 일본 히어로 캐릭터가 등장한 DC 코믹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면 확실히 비교된다.

일본도를 쓰는 카타나(카렌 후쿠하라)는 일본 국기가 새겨진 가면에 일본도를 들고 닌자나 사무라이가 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반면 유키오는 아시아인이라는 것과 이름을 빼면 굳이 일본인 캐릭터라는 점을 알 수 없다. 영화는 백인들이 일본인에 대해 가진 정형화된 모습을 버리려고 시도했다.

3. 히어로 영화에 관한 풍자
어벤져스에 출연한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 / 영화 '퍼스트 어벤져', '토르' 스틸컷

극 중에서 러셀은 "플러스 사이즈 슈퍼 히어로는 없다"고 말했고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는 "히어로 진입장벽이 높다. 잘 생기고 몸매도 좋아야 한다"고 꼬집는다. 금발 머리 근육질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나 토르, 돈 많고 잘생긴 배트맨은 쉽게 공감하기 힘든 캐릭터다.

데드풀은 전형적인 히어로 상을 거부하면서 마블 '어벤져스'와 DC 히어로 무비에 대해 쉼없이 조롱을 퍼붓는다. 데드풀이 갖는 특성 때문에 풍자는 배가 된다. 

주인공 데드풀의 흉측한 외모만 봐도 히어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데드풀은 콜로서스(스테판 카피식)이 주장하는 정의를 어처구니없다는 식으로 조롱한다. 데드풀은 비속어를 많이 쓰는데 영화에서 비속어는 기존 히어로들이 가진 판에 박힌 이미지와 차별화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4. 성평등에 관한 데드풀의 시선
유키오와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 커플 / 영화 '데드풀 2' 스틸컷

마블 코믹스에서는 동성애자 히어로가 다수 등장한다. 하지만 디즈니, 20세기 폭스 등 역대 어느 제작사에서도 동성애자 히어로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았다. 일부 히어로 영화에서는 브로맨스 장면도 '동성애적 요소'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편집할 정도였다.

'데드풀2'에서는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브리나아 힐데브란드)와 유키오가 레즈비언 커플로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엑스맨(X-Men)'이 남성 히어로를 지칭한다고 말하며 팀이름을 '엑스포스(X-Force)'로 개칭하기도 한다.

5. 라이언 레이놀즈에 관한 풍자
영화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 스틸컷

라이언 레이놀즈(Ryan Rodney Reynolds)는 DC 히어로 영화 '그린 랜턴:반지의 선택'과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 출연했다. 레이놀즈가 참여했던 두 영화는 혹평을 받았다. 

이후 그는 '데드풀' 역할을 맡기전까지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는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쿠키 영상에서 캐릭터와 배우 자신을 풍자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 외에도 라이언 레이놀즈가 출연한 복면가왕 무대, 데드풀 1편,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터미네이터2', '어벤져스 윈터솔저는 강철팔을 가졌다', 영화 '007 시리즈' 오프닝 영상에 관해 알고가면 작품이 주는 깨알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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