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살해할 계획이었다” 현직 기장 살해한 부기장, 결국 '이 검사'까지 검토한다

2026-03-1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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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승격 탈락 후 3년간 범행 준비

현직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50대 전직 부기장이 3년 전부터 동료 4명을 차례로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연쇄 범행의 동기와 정신 상태를 규명하기 위해 사이코패스 검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 A 씨 / 뉴스1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 A 씨 / 뉴스1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17일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민간 항공사 기장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전직 부기장 김모씨(50대)를 같은 날 오후 8시 3분쯤 울산 남구 한 숙박업소에서 검거했다고 18일 밝혔다. 김 씨는 범행 발생 약 13시간 만에 체포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3년을 준비했다", "4명을 살해하려 했다"고 직접 밝혔다. 기자들 앞에서도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억울하게 인생을 파멸했기 때문에 제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범행 전반을 순순히 시인했다.

범행은 이틀에 걸쳐 이어졌다. 김씨는 3월 1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주거지에서 전 직장 동료 기장 B씨의 목을 조르는 방식으로 살해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달아났다. 이튿날인 17일 오전 5시 30분쯤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아파트 9층에 있던 기장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A씨를 살해한 직후에는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으로 향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창원에 거주하는 또 다른 전 동료를 노리고 이동했으나 "바로 범행을 실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울산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에는 살인 계획 대상자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울산의 숙박업소에 잠적해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으며, 소지하고 있던 여행 가방에서는 범행에 쓴 흉기도 압수됐다.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는 부산 항공사 기장 살해 피의자 / 뉴스1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는 부산 항공사 기장 살해 피의자 / 뉴스1

범행 동기로는 직장 내 갈등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씨는 항공사 재직 중 기장 승격 심사에서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다. 이 과정에서 동료들과 마찰을 빚었고, 조종사 대상 검진에서 정신건강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서 2024년 퇴사 처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 기장 출신의 고승희 전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에 "기장은 부기장보다 급여가 약 2배 높고 권한과 업무 범위도 크게 달라져 승격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말투, 리더십, 소통 방식 등 비기술적 항목도 심사 기준에 포함되는데, 이는 함께 일한 동료 기장들이 평가한다. 심사에 탈락하는 과정에서 평가자들에게 원한을 품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의 정신 상태와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하고 사이코패스 검사를 포함한 정밀 감정을 적극 검토 중이다. 경기도 고양시 사건은 부산 경찰이 병합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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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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