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에 쏟아진 바퀴벌레 민원... 광진구청 “억울하다”

2018-07-16 15:11

add remove print link

노후 주택이 많아서?

서울 광진구로 이사 온 서혜린(21) 씨는 전입 하루 만에 집 안에서 커다란 바퀴벌레를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서 씨는 "몸이 굳을 정도로 무서웠다"라며 "매일 세 마리 이상씩 본다. 큰 애들은 손가락 중지 만 한 애들도 있다. 바퀴벌레가 무서워 집에 못들어간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광진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바퀴벌레 관련 민원이 쏟아졌다. 광진구 소식을 전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요즘 길바닥에 진짜 많다", "우리 동네에 바퀴벌레 진짜 많다" 등 댓글이 많이 달렸다. 하지만 광진구청은 "광진구에만 바퀴벌레가 속출하는 것은 아니다"며 주장하고 있다.

광진구 구의3동 인근 / 이하 광진구민 강모씨 제공
광진구 구의3동 인근 / 이하 광진구민 강모씨 제공
광진구 구의3동 인근
광진구 구의3동 인근
광진구 화양동 인근 주택 화장실. '여태껏 한 번도 바퀴벌레가 나온 적 없다'라는 제보자가 올 6월 들어 '바퀴벌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제보한 사진 / 광진구민 김모씨 제공
광진구 화양동 인근 주택 화장실. "여태껏 한 번도 바퀴벌레가 나온 적 없다"라는 제보자가 올 6월 들어 "바퀴벌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제보한 사진 / 광진구민 김모씨 제공
광진구 바퀴벌레 관련 게시물에 광진구 거주민들이 작성한 댓글 / '광진구 대신전해드려요'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광진구 바퀴벌레 관련 게시물에 광진구 거주민들이 작성한 댓글 / '광진구 대신전해드려요'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 "억울하다"는 광진구청

광진구청 관계자는 "다른 구에 비해 딱히 바퀴벌레 관련 민원이 많은 것도 아닌데 특정 매체가 광진구에만 바퀴벌레 민원이 많다는 식으로 보도했다"라면서 "잘못된 보도 때문에 오히려 민원이 더 늘었다. 정상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밝혔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최초로 '광진구청 바퀴벌레'에 대해 보도한 매체를 언론중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6월 광진구청 바퀴벌레 관련 민원은 작년 약 100건에 이어 올해에는 157건이었다.

광진구청에 인첩한 구청 민원 건수는 어떨까? 일단, 한강 넘어 광진구 반대편에 있는 송파구는 올해 6월 한 달 바퀴벌레 민원 건수가 20건에 그쳤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5~6월에 바퀴벌레 관련 민원이 증가하는데, 매해 많아야 20건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지도. 광진구 위쪽으로 성동구, 동대문구, 중랑구가 붙어있다. 광진구 밑 한강 넘어에는 송파구가 있다. / 서울특별시 서소문청사 정책지도 홈페이지
서울시 지도. 광진구 위쪽으로 성동구, 동대문구, 중랑구가 붙어있다. 광진구 밑 한강 넘어에는 송파구가 있다. / 서울특별시 서소문청사 정책지도 홈페이지

광진구 서쪽에 붙어 있는 성동구도 송파구와 비슷했다. 올해 6월 한 달 바퀴벌레 관련 민원은 17건이었다. 작년 18건에 비해 오히려 1건 줄었다.

광진구 북서쪽에 인접한 동대문구는 바퀴벌레 단독 민원만 19건, 바퀴벌레 포함 여러 해충 관련 민원이 4건이었다. 중랑구는 따로 방역 관련 민원을 분류해 놓고 있지 않았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다른 구에 비해 바퀴벌레 민원이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셈이다.

◈ 광진구에 바퀴벌레 민원이 속출하는 이유?

광진구청은 하수구, 정화조 등 주요 위생해충 서식지에 일반 살충제보다 강한 살충제를 분사하는 방식 등으로 바퀴벌레 방역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광진구청은 바퀴벌레 민원에 언급된 현장을 실제 방문해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했다. 방역 사진을 구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광진구청 측은 "바퀴벌레가 출몰한다는 민원 현장에서 실제로는 바퀴벌레가 딱 한 마리만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라고도 했다.

광진구청 노력에도 유독 광진구에 바퀴벌레 관련 민원이 집중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광진구청에 바퀴벌레가 많은 이유는 '건물 노후'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광진구 단독·다가구주택 가운데 40% 이상이 2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이다. 노후 주택은 새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틈새가 많다. 이 틈새는 여름철 바퀴벌레가 서식하기 안성맞춤이다.

home 서용원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