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힘겨울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연애의 발견' 명대사 22선

2019-02-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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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마. 그런 말은 내가 듣고 싶어할 때 했어야지”

KBS2 '연애의 발견'
KBS2 '연애의 발견'
한여름 : 너랑 만날 때 사랑이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헤어지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의지의 문제였어.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아니라, 이 사랑을 얼마나 지키고 싶은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

남하진 : 싸우고 싶을 때도 있고, 도대체 너는 왜 그러냐고 따지고 싶을 때도 있는데 왜 참고 넘어가는 줄 알아? 내가 져주지 않으면 헤어지게 될 거 같으니까.

한여름

: 첫 번째 전화가 있었고, 두 번째 전화가 있었고 세 번째, 네 번째 셀 수 없이 많은 전화가 있었을 거야. 넌 그때마다 바쁘다고 했고, 이유가 뭔지 묻지도 않았어. 네가 바빠서 못 오겠다고 한 그 수많은 날들 중에서 어느 날이었는지 잘 생각해봐.

강태하 : 그때 정확하게 이야기를 했었어야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내가 필요하다고!

한여름 : 이유를 몰랐어도 그런 전화가 계속됐으면, 넌 한 번은 왔어야 했어!

윤솔 : 내가 원하는 걸 생각해봤다? 돈, 명예, 집안, 학벌, 외모, 키 이런 거 다 필요 없어. 20대 때는 그게 나름 중요했는데 지금은 아니야. 지금은 딱 두 가지. 나를 여자로 대해 줄 것. 나를 여자로만 대하지 말고 인간으로도 대해 줄 것.

남하진 :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손해를 봐도 좋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시작이야. 손해를 보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을 때, 계산기 자체가 두드려지지 않을 때, 속이는 걸 알면서도 속아주고 싶을 때.

강태하 :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한테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어쩌면 다 이겨낼 수 있는 일이었는지도 몰라. 모든 게 다 내 잘못이다. 네가 옳았어. 한여름.

그리고 우리는 이제 헤어지자. 이제는 제대로 헤어지자. 나는 왜 헤어졌는지 몰라서 너랑 못 헤어졌던 거고, 너는 계속 나 미워했잖아. 미워하는 동안은 아직 헤어진 게 아니야.

한여름. 행복하게 잘 지내. 이 말이 진심이라서 다행이야.

한여름 : 잘 지낸다고 거짓말할 생각 마. 잘 못 지내는 거 알아. 태하 씨.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잖아. 나도 태하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런데 왜 자꾸 찾아오니. 네 인생 잘 살면 됐지, 왜 자꾸 찾아오냐고. 그렇게 나를 자꾸 찾아오면 내가 너를 기다리게 되잖아. 하루에도 몇 번씩 창밖을 보는 줄 알아?

윤솔 : 나는 니들한테 다른 엔딩이 보고 싶었단 말이야. 그들은 싸우고 토라지고 오해하고 실망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려고 함께 노력했습니다. 그런 결말.

그럼 나도 너넬 보면서 동화에 나오는 사랑이 아니라 진짜 사랑을 발견하고 싶었단 말이야. 현실에 발붙일 수 있는 그런 사랑. 나도 꿈꿀 수 있는 그런 사랑.

근데 네가 다 망친 거야, 나쁜 놈아. 내 꿈을 짓밟은 놈이야. 네가.

강태하 : 그런 결말을 이제는 낼 수 없겠죠. 그러려면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싸우더라도 끝까지 손을 잡고 있었어야 했는데... 나도 여름이도 손을 놓아버렸잖아요.

한여름 : 그래, 아름다운 시간이 있었어. 근데 그게 다 순식간에 지나갔잖아. 5년을 못 버티고 변했잖아. 그래서 내가 강태하 씨만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 줄 알아?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다 순간이구나. 다 변하는구나. 그런 씁쓸한 생각밖에 안 들어, 나는.

한여름 : 그래. 흔들려. 흔들려. 어떻게 안 흔들리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태한데. 어떻게 안 흔들리지. 그래서 기다리지 말아야 하는데도 기다리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근데 뭐 내가 거기서 얼마나 더 하는데? 내가 태하 씨랑 잠을 잤니. 아님 태하 씨랑 도망갈 궁리를 하니. 흔들리는 거 그것도 못 봐줘?

도망 안가잖아. 내 자리가 어디인지 알고 있잖아. 어떻게든 내가 선 자리에서 잘 버티고 있잖아. 내가 플라스틱도 아니고 무쇠도 아니고 어떻게 안 흔들리니.

남하진 : 나를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사랑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걸 배웠어요. 그건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데 다른 사람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될 리가 없잖아요.

한여름 : 우리는 자연스럽게 멀어졌어요. 그런 결말이 있을 수 있나요? 그런 이별을 하는 사람이 정말 이 세상에 있기는 한 걸까요? 그런 결말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나도 그런 이별이 하고 싶어요.

한여름 : 딱 5년 만났는데 걔 때문에 연애 불량품이 된 거 같아요. 누굴 만나도 걔만큼 좋진 않으니까. 그 사람 때문에 연애하는 태도가 바꼈어요. 좀 계산이 빨라지고 연애의 주도권을 잡는 법을 알게 됐죠. 이런저런 실패를 통해서 많이 배운 거예요. 제가.

한여름 : 기차를 탄 지 10분도 안 됐는데 더이상 할 말이 없는 거예요. '이 남자는 변했구나. 이 연애는 끝났구나' 온몸으로 느꼈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난 그때 기댈 데가 필요했거든요.

한여름 : 힘들어서 못 하겠어. 혼자만 속 끓이고, 혼자만 너 기다리고, 혼자만 너 쳐다보고, 둘이 같이 있어도 너무너무 외롭고 이런 게 연애니? 나 사랑한다면서 왜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헤어져. 여기서 시작했으니까, 여기서 끝내자.

한여름 : 나를 사랑하기는 했니?

강태하 : 사랑했지. 계속 그리워했고. 보고싶었어.

한여름 : 웃기지마. 그런 말은 내가 듣고 싶어할 때 했어야지.

윤솔 : 세상이 넓고 남자가 많으면 뭐하냐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안 좋아하는데. 연애의 불행은 거기서 시작되는 거예요. 세상이 좁아서도, 남자가 없어서도 아니라니까요?

한여름 : 잘해주고, 그냥 넘어가 주면 습관 돼. 좋아하니까 참고 기다려주고 잘해주는 건데, 그걸 고마워할 줄 모르고 '얘는 막 이래도 되는구나' 한다고, 남자들은. 말을 안 해서 모르는 남자는 말을 해줘도 몰라.

한여름 : 헤어져 있는 동안 늘 오늘 날짜의 달력을 볼 때마다 생각했어요. 오늘, 강태하의 생일이구나 하고.

강태하 : 언젠가 이 사랑도 끝이 나겠죠? 끝나지 않는 사랑은 없지만, 영원할 거라 믿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코 손을 잡지 못할 거예요. 연애의 클라이막스는 이미 우리에게 지나갔어요. 이제 이렇게 티격태격 말싸움이나 하면서 살겠죠? 이제 나는 그게 더 좋은 것 같아요.

한여름 : 너랑 있을 때, 내가 가장 나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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