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에 플라스틱이 섞여 있다고?” 국내 첫 보고된 천일염 속 미세플라스틱
2018-09-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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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유통 중인 천일염 6종을 분석한 결과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천일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국내 첫 보고가 나왔다.
3일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초까지 10개월 동안 시중에 유통 중인 천일염 6종을 분석한 결과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페트병이나 비닐, 로프, 스티로폼 등 플라스틱이 자외선을 받아 잘게 부식된 잔해를 말한다. 통상 5mm 이하 크기로 플랑크톤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1인당 매년 소금 3.5kg을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매년 500~8000개 미세플라스틱을 소금과 같이 먹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천일염을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파란색이나 초록색 플라스틱 조각이 보였다. 더 자세한 검사에서는 '초미세플라스틱' 조각도 발견됐다.
천일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것은 그만큼 바다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이 분해가 되면서 바다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로 흘러들어갈 경우 플라스틱을 매개로 독성 물질이 축적돼 인체 내분비계가 교란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5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연안 플라스틱 오염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스티로폼 부표 등 플라스틱 도구를 사용하는 근해 양식이 활발하고 인근 하천에서 무수한 쓰레기가 흘러드는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t으로 93.8t인 미국보다 많고 65.8t인 일본보다는 2배가 넘는다. 문제의 근원인 플라스틱 소비량을 줄이는 일이 시급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