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동안 '남장'해서 남자로 살아보았습니다”

2018-09-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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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저널리스트가 남자 체험을 했다

10여 년 전 출간됐던 책이 SNS에서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2007년에 출간된 '548일 남장 체험'이라는 책이다. 미국 저널리스트 노라 빈센트(Norah Vincent)가 쓴 책이다. 원제는 'Self-Made Man'이다.

빈센트는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자유롭고 당당해보이는 남자들 세계를 동경했다. 남자들이 여성에게 가하는 폭압적인 가부장적 구조가 부당하다고 느꼈다. 남성성 실체를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빈센트는 실제로 남자로 살아보기로 했다. 완벽하게 남자로 변하기로 결심했다. 체중을 6kg 불리고 보디빌딩으로 근육을 만들었다. 스포츠브라로 가슴을 누르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도움으로 정교한 수염 분장을 했다. 남성 성기까지 부착했다. 남자의 말투와 발성을 익히기 위해 줄리아드 음대 음성코치로부터 레슨을 받았다.

이름을 '네드 빈센트'로 바꿨다. 본격적으로 새 직장에 취직해 남성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빈센트는 1년 반 남성 체험 이후, 정신과까지 갈 정도로 큰 혼란과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진정이 된 후 결국 빈센트는 펜을 들어 책을 썼다.

빈센트는 생각보다 남성으로 사는 게 훨씬 어려웠다고 했다. 남자들은 성욕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몰라 괴로워했다. 스트립 클럽에서 만난 남자들은 자신을 수치스러워하면서 또 욕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빈센트는 여성과의 데이트에서 이중성으로 가득찬 현대 여성들을 보았다고 했다. 그는 "남자들이 여자의 외모를 중시하는 것보다, 여자들이 남자의 성격을 평가하는 것이 더 강압적으로 느껴졌다"고 썼다.

여성들은 모든 면에서 남성들이 여성을 동등하게 대하길 바라면서, 정작 데이트할 때는 자신들을 숙녀 대접하고 앞장서서 '계산서를 지불하는' 전통적인 남성상을 기대했다고 했다. 빈센트는 "여성들의 그런 이기심과 권력에 일시적으로나마 여성혐오증을 느끼게 됐다"고 썼다.

빈센트는 남자들도 감정이 있지만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에서 상당한 사회적 제한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했다. 남자들은 나약함이나 욕망을 보여서도 안 되었고, 감정 표출은 금기시됐다.

또한 직장에서는 한없이 남자다워지라는 압박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것은 자존심과 직결됐다. 남성적인 매력은 실적을 올리는 능력에 따라 달라졌고 했다. 모든 게 돈과 연결됐다. 돈이 없으면 집도, 차도, 멋진 아내도 없었다. 가족을 부양할 수 없으면 남자가 될 수 없었다. 남자들은 여자와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노라 빈센트는 "남장체험을 마친 후, 남자들의 짜릿한 대형 라이브쇼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던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남자들 세계는 공허한 가면무도회 같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보다 엄청나게 큰 갑옷을 빌려 입은 왜소한 모습이었다. 남자들은 평생을 강해야 한다는 압박 아래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사회에게 검열당하고 있었다"고 했다.

유튜브, ChandraSekhar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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