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손고장난벽시에요” 전국노래자랑 레전드 9선
2018-09-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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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 씨만큼 '레전드'로 불리는 숱한 무대들도 있었다.
1980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KBS '전국노래자랑'은 올해로 38주년을 맞았다. '전국노래자랑'은 대한민국 방송 역사상 최초로 단일 방송 프로그램 30년 방송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이 프로그램에서 30여 년간 진행해온 송해(91) 씨만큼, '레전드'로 불리는 숱한 무대들도 있었다. '전국노래자랑'에서 화제가 됐던 무대들을 모아봤다.
1. "아니, 이름이 손고장난벽시라니까요"
손고장난벽시 씨는 전남 여수시 편에 출연해 독특한 본명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손고장난벽시 씨는 노래 '고장난 벽시계'를 너무나도 좋아한 나머지, 고장난벽시로 개명했다고 전했다.
현재 법률상 성을 제외한 이름은 총 다섯 자까지 허용된다. 그는 이 무대에서 '고장난 벽시계'를 부르기도 했다. 아쉽게도 탈락했다.
2. "누가 울어?"
전남 신안군 편에 출연했던 청년회장 임춘식 씨는 나훈아 곡 '누가 울어'를 부르려던 참이었다. 전주가 나오고 저 멀리 잡히는 신안 앞바다에서는 한 사내가 말을 내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고꾸라져 바다에 빠졌다. 노래 제목과 묘하게 어울리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3. 그가 남기고 간 것
전남 함평군 편에 한 양봉업자가 온몸에 벌을 붙이고 등장했다. 그는 괜찮냐는 송해 씨 물음에 괜찮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가 내려가고 남은 자리에는 벌 떼가 남았다. 뒤이어 무대에 선 채 진중하게 노래를 부르던 김갑수 씨 주변에 벌 떼가 맴돌았고, 김갑수 씨는 노래를 세 번 틀렸다.
4. 백댄서와 조화
2012년 '추석특집 지구촌 노래자랑'에서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이 출연해 무대를 꾸몄다. 한 외국인은 마이클 잭슨 곡 '빌리 진' 춤과 노래를 모두 완벽하게 소화했다. 무대 초반(영상 7초부터) 앞에서 리듬감 있는 춤을 선보이고 있는 관객은 화룡점정이다. 할머니라는 설, 초등학생이라는 설이 있다.
5. 레전드 탄생
역시 2012년 '추석특집 지구촌 노래자랑'에 출연해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렉 프리스터는 무대에 올라 임재범 곡 '너를 위해'를 불렀다. 소울이 충만한 노래 실력에 애드리브까지 겸비해 일약 스타가 됐다. 현재도 방송에 출연하는 등 '커버 곡 장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6. 할미넴
2014년 출연한 이 참가자는 처음부터 "랩을 사랑하는 흰머리 소녀"라고 밝혔다. 그는 첫 곡으로 클론 곡 '꿍따리 샤바라'를 부르더니, 두 번째로는 김건모 곡 '잘못된 만남'을 부르며 한 번도 틀리지 않는 박자감을 선보였다.
전달력도 훌륭했다. 이 출연자가 당시 69세로 고령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할미넴' 칭호가 아깝지 않다.
7. 연어 장인
2015년 방송된 강원 강릉시 편에 출연한 이정권 씨는 강산에 곡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완벽히 소화해 화제가 됐다. 보송보송한 회색 맨투맨과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뛰어난 성량과 목소리가 어우러져 완벽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8. 흔한 PC방 직원
당시 한 PC방에서 일하던 정재현 씨는 무대에 올라 박완규 곡 '천년의 사랑'을 불렀다. 알다시피 숱한 남성들이 노래방에 가 이 곡에 도전했지만, 대부분은 그 난이도를 넘지 못하고 취소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그는 깔끔한 고음까지 선보이며 노래를 마무리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9. 외계인
광주 남구 편에는 외계인으로 분장한 백댄서가 등장하기에 이른다. 외계인은 총 셋이지만, 가운데 외계인이 앞뒤로 서 있는 외계인 인형 팔다리를 묶어 함께 춤추는 방법을 사용했다. 귀여운 외계인들 모습에 관객은 넋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