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등 날린 스리랑카인이 유치장 면회 온 한국인에게 꺼낸 말

2018-10-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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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유치장에서 스리랑카인을 만난 인권단체 대표
“본인보다는 동생들 걱정을 더 많이 하고 있었다”

지난 5월 대구에서 열린 '풍등 날리기' 행사에 사용된 풍등.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이하 연합뉴스
지난 5월 대구에서 열린 '풍등 날리기' 행사에 사용된 풍등.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이하 연합뉴스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으로 긴급체포된 스리랑카인 A(27)씨는 구속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지만, 본인보다 동생들 걱정을 더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재 경기도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상황이다.

지난 9일 오후 스리랑카인 A씨를 면회한 '아시아의 친구들' 김대권 대표는 그의 근황을 위키트리에 전했다. '아시아의 친구들'은 경기도 고양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권 단체다.

김대권 대표는 "저희가 낯선 사람들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대단히 경계를 했다"며 "그 분이 아는 다른 스리랑카인 이름을 대니까 그때서야 경계심을 풀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가 당시 본 A씨 표정을 말씀드리면 정신이 없다고 할까. 눈에 초점이 없어 보이고...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며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김대권 대표는 유치장에 수감된 스리랑카인 A씨가 자신에게 건넨 말도 밝혔다.

김 대표는 "지금 본인 걱정보다는 동생들 걱정을 더 많이 하고 있었다"며 "동생들이 출근을 해야 하는데 본인 일 때문에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고 있어 출근을 못 하고 있다. 이런 게 걱정이라고 했다. '이제 출근하고 내 걱정은 하지 말라'는 말을 동생들에게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불길이 치솟고 있는 고양 저유소 휘발유 탱크
지난 7일 불길이 치솟고 있는 고양 저유소 휘발유 탱크

스리랑카인 A씨는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강매터널 공사현장에서 풍등을 날려 저유소 시설에 불이 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일 오후 강매터널 공사현장에서 중실화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인근 초등학교 캠핑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을 주워 날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날린 풍등은 공사현장에서 약 300m를 날아간 뒤 추락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지난 9일 중실화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경기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한 차례 보강수사 지시를 내린 상태다. 검찰은 긴급체포 영장 청구 마감 시한인 10일 오후까지 보강수사한 뒤 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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