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에 꺾였던 '500년' 된 수원 영통 느티나무 근황

2018-10-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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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내부를 들여다보니 큰 구멍이 생겨 있었다"
4개월이 흐른 10월까지 이어지는 복원 작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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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에 쓰러졌던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에서 새로운 싹이 자라났다.

지난 6월 26일 내린 이번 해 첫 장맛비에 500년 된 느티나무가 쪼개졌다. 나뭇가지 내부에 고인 물 무게로 인해 지표면에서 2.5m 지점이 완전히 절단됐다. 이 나무는 사고 전에는 둘레 4.5m, 높이 33m로 매우 커다란 나무였다.

이 느티나무는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 후 지역 주민들이 매년 단오제를 지내는 나무이기도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당시 "기둥 내부를 들여다보니 큰 구멍이 생겨 있었다"라며 "구멍이 생기면서 기둥이 약해진 데다 장맛비로 나무 상부에 무게가 실리면서 부러진 게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연합뉴스-수원시 제공
연합뉴스-수원시 제공

사고 후 4개월이 흐른 10월까지 복원작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30일 현재 부러진 느티나무 밑동 주변에는 새로운 '맹아'가 약 1m 정도 자라났다. 맹아는 풀이나 나무에 새로 돋아나는 싹을 일컫는 말로, 순우리말로는 '움'이라고 한다.

수원시청 녹지경관과 관계자는 복원 상황에 대해 "당시 보호수 인근 주민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며 "설문 조사 결과 남아있는 밑동을 제거하는 대신 보전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와 느티나무를 복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현대기술로는 맹아를 보전하는 방향이 최선이기 때문에 이를 키우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복원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맹아가 자리 잡을 때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시청 측에서 시의원, 주민, 나무병원 원장 등 관계자로 구성된 보호수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회의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지속해서 향후 정비 방안을 의논 중이다.

주민 의견 조사 역시 지난 7월과 9월에 각각 한 번씩 총 두 번 진행했다.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측은 복원 사업에 대해 "느티나무 같은 경우 작은 피해라면 외과 수술이나 충전재 등을 이용해 복원한다"며 "밑동만 남은 상태라면 완전한 복원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밑둥만 남은 상태에서 맹아가 나왔다면 후계목으로 보전해 잘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목이란 원래 나무와 유전형질이 같은 새끼 나무를 말한다. 2012년에는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된 ‘보은 속리 정이품송’의 후계목이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광릉에 심어지기도 했다.

home 조영훈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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