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암시글에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보여준 엄청난 행동력

2018-11-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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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새벽 한 커뮤니티 회원이 “너무 힘들다”며 올린 사진이 충격 전해
회원들이 빠른 행동력으로 직접 찾아나선 덕분에 당사자 생명에는 지장없어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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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커뮤니티 회원들이 힘을 모아 극단적 선택을 한 시민을 구했다.

14일 새벽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가 이용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용자 1명이 '너무 힘이 들어서...'라며 올린 글에는, 유서와 함께 번개탄을 피운 자동차 사진이 담겼다.

회원들은 글을 본 직후 "보고 있다면 제발 멈춰라"라며 당장 차에서 빠져나오길 요구했다. 하지만 A 씨에 관한 정보가 없어 도울 방법을 찾지 못했다.

당시 '보배드림' 상황
당시 '보배드림' 상황

그때 A 씨가 알고 지내던 지인이 "꼭 읽어달라"며 글을 게재했다. 지인이 차량 이름과 지역을 알린 덕분에 근처 거주 중인 회원들은 직접 찾아 나서거나 지구대에 전화를 걸었다.

약 30분쯤 지난 뒤 경찰 측에서 A 씨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커뮤니티 회원이었던 경찰관이 "구급차 도착해서 조치 중이다. 생명에는 지장 없으니 신고 그만해주시길 바란다. 회원님들께 감사드린다"는 글을 직접 남겼다.

경찰관이 직접 작성한 글 (현재는 삭제) / 보배드림
경찰관이 직접 작성한 글 (현재는 삭제) / 보배드림

A 씨는 이날 새벽 사진을 올리기 몇 분 전 자살 암시 글을 남겼다. "후회 없는 인생 살다 가는 것 같다. 저보다 더 오래 살고 오라"는 내용에 많은 이용자는 "무슨 일 생기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A 씨 사연은 3주 전 그가 올린 게시물로 전해졌다. 당시 A 씨는 "힘들고 의지할 곳이 없다"는 글을 남겼다. "자신 있게 면접을 잘 봐도 취직이 되지 않는다. 하루아침에 신용불량자가 돼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힘들어했다. 당시 회원들은 "힘내라"며 A 씨를 응원했다.

사건을 담당한 대구 복현지구대 경찰관은 "지난 새벽 커뮤니티 회원 도움으로 자살을 막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담당자는 "발견 당시 의식이 없었던 A 씨가 병원 이송 후 깨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커뮤니티 회원분들이 고맙다며 통닭을 7마리나 시켜주셨다"며 감사를 전했다.

home 김유성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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