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 첫 휴가 때 여친에게 이별 통보했던 상병이 남긴 대숲글

2019-02-0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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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 '군대나무숲'에 올라온 사연 글
“근데 제가 그 사람을 정말 많이 좋아했나 봅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첫 휴가를 나와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 병사 글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상병이 된 지금, 헤어진 여자친구가 그립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9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나무숲'에는 "2019년 2월 1일부로 상병에 접어든 군인입니다"라는 병사 글이 올라왔다. 그는 군 입대 전 1년 넘게 만나던 여자친구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입대 후 이등병 시절 여자친구에게 잘 해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결국 이별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해당 병사는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해 "저는 입대 하기 전 1년 2개월을 만났던 사람이 있습니다. 1년 2개월을 만나면서 편지 한 통 안 쓰던 제가 훈련소에서 15장을 써준 걸 한개씩 복사해서 보관했던 여자였고 수료식을 손으로 매일매일 꼽으며 기다렸던 여자였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저는 최전방 수호병을 지원했던 터라 휴가 나오는 횟수는 남들보다 적게만 느껴졌습니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보고 싶었지만 이등병이 할 수 있는 싸지방 시간은 짧디짧아 연락할 겨를도 자리도 시간도 없었습니다"라며 "이등병이라 외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고 그만큼 벽들이 많았습니다. 전화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제가 너무 미안했고 또 미안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저를 기다린 시간 170일, 저는 첫 휴가에 그녀와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고 휴가를 나섰습니다. 첫 휴가라고 들뜬 여자친구 모습에 저는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라며 "타지에 살며 비행기 1시간과 지하철 4시간, 버스 45분을 총 5시간 45분 시간을 내 자신에게 희생하며 투자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해져 헤어지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잘못도 없는 그 사람이 울며불며 절 잡았지만 그 사람이 앞으로 더 힘들어질까 봐 꾹꾹 눌렀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더 멀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수도 없이 생각 안 하려고 노력했고 또 노력했습니다. 근데 제가 그 사람을 정말 많이 좋아했나 봅니다"라며 "그사람한테 연락해 보고 싶습니다. 정말 지금이 아닌 전역하고 난 후에 그 사람에게 정말 다시 한 번 손을 뻗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그 사람이 저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안 지금, 그 사람한테 달려가고 싶습니다"라며 "지금 당장이라도 연락하고 싶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 참고 있지만, 만약 제 상황의 군화 분이라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너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너무 그립습니다"라고 했다.

해당 병사가 올린 글 전문이다.

저는 2019년 2월1일 부로 상병에 접어든 군인입니다 저는 입대 하기전 1년 2개월을 만났던 사람이 있습니다. 1년 2개월을 만나면서 편지 한통 안쓰던 제가 훈련소에서 15장을 써준걸 한개씩 복사해서 보관했던...

게시: 군대나무숲 2019년 2월 8일 금요일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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