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픽 급증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놓고 제기된 의혹 실체

2019-04-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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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래픽 급증한 사실 근거로 '조작' 의혹 제기돼
근거로 인용된 통계는 3월 자료…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은 4월 게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이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에 때아닌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현재 SNS에서 일부 이용자들은 국민청원 게시판 해외 트래픽 증가 폭이 비정상적이라며 조작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국민청원으로 유입된 해외 트래픽이 전월 대비 베트남은 2351%, 브라질은 463.4%, 캐나다는 137.3% 증가했다.

이하 시밀러웹 캡처
이하 시밀러웹 캡처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는 건 웹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이 제공하고 있는 청와대 홈페이지 분석 자료다. 문제는 이 자료가 3월 통계라는 것이다. 해당 페이지에는 '2019년 3월 개요'(March 2019 Overiew)라고 분명히 명시돼있다.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 청원'은 지난 4월 22일 게재됐다. 시밀러웹에 나온 해외 트래픽 증가는 적어도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셈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그렇다면 갑자기 해외 트래픽이 급속도로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3월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해외 이용자들이 몰릴만한 정황이 있었다. 지난달은 유난히 국내에 연예계 이슈가 많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한류 팬들 관심도 쏠렸다.

지난 3월 11일 성접대 의혹에 휩싸인 승리가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해외 승리 팬 중 일부는 SNS에서 '버닝썬' 사건 최초 폭로자로 알려진 김상교 씨 성추행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청원 참여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 글과 이미지를 공유했다. 실제 청원에 참여한 팬들도 다수 있었다.

3월에 급격히 트래픽이 증가한 국가를 보면 베트남, 브라질 등 케이팝 인기가 높은 국가들이다. 실제 트래픽 증가에 케이팝 팬들 유입이 크게 작용했단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도 있다.

시밀러웹 캡처
시밀러웹 캡처

시밀러웹이 제공하고 있는 상위 유입 사이트(Top Referring Sites) 통계다. 어느 사이트에서 링크를 타고 청와대 홈페이지로 넘어왔는지 보여준다.

상위 유입 사이트 5위에는 해외 최대 한류 정보 사이트인 '올케이팝'(allkpop.com)이 올라와있다. 전월 대비 1517% 증가했다.

'올케이팝'에는 그동안 연예계 이슈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을 다룬 뉴스와 관련 토론글, 댓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지난 3월에는 장자연 씨 사건 관련 뉴스를 상세히 전하며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하는 국민청원 글 링크를 게재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SNS 계정만 있으면 외국인이라도 청원에 참여할 수 있다. 익명제로 운영되는 게시판 특성상 국적 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외국인들 청원 참여가 늘어난 게 해외 IP를 이용한 조직적인 여론 조작 때문이라고 볼만한 근거는 없는 게 사실이다.

다만 외국인의 서명 참여에 의한 여론 왜곡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 제기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시밀러웹 통계 기준으로 전체 트래픽 중 51.75%만 한국 국적이고 나머지는 해외 국적이었다. 적지 않은 수치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3월 승리 청원 관련 문제가 불거졌을 때 위키트리에 "외국인들이 한국 정부에 접근하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라면서도 "문제가 있다면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전했었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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