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랑 안 맞아요” 고려대 축제에 '무료공연'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헨리
2019-05-3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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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축제 '2019 입실렌티' 공연 라인업 논란
공연 담당 업체 “고려대 응원단이 축제 주제에 맞는 가수를 원했다”
가수 헨리(Henry Lau·29)가 고려대 축제에 무료 공연을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 29일 고려대 정경대 교내 신문사 'The HOANS'가 최근 불거진 고려대 축제 관련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25일 고려대는 교내 축제 '2019 입실렌티'을 개최했다. 정식 명칭은 "제42회 IPSELENTI 지.야의 함성 '영화'"다.
고려대 내부에서는 축제 시작 전 일정을 비롯한 관련 공지가 공개된 후부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주된 비판 대상 중 하나는 '축제 공연 라인업'이다. 축제에는 가수 김연우(47) 씨와 청하(김찬미·23), 그룹 러블리즈, 세븐틴, 십센치, 데이브레이크가 초대됐다.
'The HOANS'에 따르면 공연 비용으로 2억 9800만원이 쓰였는데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를 통해 "이 라인업에 그만한 돈이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The HOANS'는 "학생들 사이에선 '연세대가 1억 5700만원으로 축제에 가수 아이유, 지코, 빈지노와 그룹 트와이스, 레드벨벳을 부른 것과 너무 비교된다'는 반응도 있다"고 했다.

'The HOANS'는 공연 준비 업체 해비치씨앤씨(이하 H업체)와 인터뷰를 했다. H업체 측은 "고려대 응원단이 축제 주제인 '영화'라는 컨셉에 맞게 극적인 무대를 연출할 수 있는 가창력 중심의 가수 섭외를 원했다"고 밝혔다. H업체 측은 "축제 일정과 섭외비를 고려하면 가수 싸이도 가능했지만, 그 컨셉에 맞추기 위해 김연우 씨가 선택됐다"고 했다. H업체 측은 "가수 헨리가 무료 찬조 공연을 제안해왔지만 응원단이 컨셉과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축제 관련 논란이 일자 고려대 응원단은 페이스북을 통해 축제 관련 비용 회계 영수증을 공개했다. 하지만 세부내역을 모자이크 처리해 또다시 비판을 받았다.
지난 29일 응원단은 페이스북에 "법률전문가로부터 행사 세부 견적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31일, 다음달 3일, 4일에 오후 1시에서 6시 사이 학생회관 6층 607호실 응원단실을 방문하면 영수증 원본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응원단은 "다음달 5일 공청회도 열겠다"며 "행사 운영과 준비가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이후 지난 1일 'The HOANS'는 페이스북에 5월 29일 보도한 기사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The HOANS'에 따르면 평소 친분이 있던 H 업체 장 모 대표와 헨리 매니저가 대화를 하던 중 헨리 매니저가 장 씨에게 대학 축제 추천을 부탁했다고 한다.
장 씨는 "올해 입실렌티 라인업이 예년에 비해 약하다고 생각했다"며 본인이 금액 일부를 주고서라도 헨리를 섭외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최종 결정권자인 고려대 응원단 측이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장 씨는 'The HOANS'에 "'무료찬조공연'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응원단 입장에서는 추가로 돈을 내지 않고 섭외할 수 있었던 셈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