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화제 모은 '용산 장발장'...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진짜 '뒷 이야기'
2019-06-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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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훔지러 들어가 4시간 빵 먹고 나온, 현대판 장발장을 있게 한 빵집
빵집 '써니브레드', 도둑 다녀가고 나서 오히려 더 대박 난 뜻밖의 비결
현대판 장발장, '용산 장발장' 사건으로 알려진 한남동 한 빵집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9일 위키트리 취재진은 '용산 장발장' CCTV 영상을 SNS에 직접 공개한 빵집 '써니브레드'를 운영하고 있는 송성례 사장을 만났다. 송성례 사장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소개되지 않았던 빵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도둑이 왔다 간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송성례 사장은 "처음에는 몰랐다. 왜냐면 어차피 폐기하는 빵이고 버려지는 빵이라, 직원분들과 저는 서로가 그 빵을 먹었다고 생각했었다"며 "카운터 금고에 돈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 오후 1시쯤에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CCTV 영상을 확인하고 (도둑의 빵 먹방이) 너무 재밌어서 고객님들 보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하는 마음에 SNS에 CCTV 영상을 공유하게 됐다"며 "영상 공개 이후 많은 분이 '빵이 얼마나 맛있길래 4시간 동안 사람이 빵을 먹을 수 있냐?', 기존 고객님들은 '이거 때문에 (빵집이) 다른 사람들 한테 유명해지면 안되는데' 등의 반을을 보여주셨다"고 덧붙였다.
송 사장은 "사실 댓글에 '한남동에서 장사할 정도면 원래 돈이 많은 애니까 그렇게 여유 넘치지' 이런 내용이 있었는데..."라며 "그게 아니라 사실은 워낙 가난 해봤기 때문에 돈이 있어도 없어도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게 크다. 집도 없었었고, 기초 생활 수급자이기도 했었다"고 뜻밖의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항상 지금에 만족하고, 충분하다고 느끼고 사는 것이 '용산 장발장' 사건에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도둑이 사건 당일 4시간 동안 먹고 간 '글루텐 프리 빵(기존 밀가루 빵과 다르게 글루텐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빵)'에 대한 송성례 사장의 사연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송성례 사장은 "저희 할머니부터 아버지, 저까지 유전적으로 글루텐, 즉 밀가루를 먹으면 안 되는 병을 앓고 있다"며 "'글루텐불내증'이라고 '유당불내증'이랑 비슷한 거다. 장에서 밀가루를 못 받아들이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가루를 먹으면) 눈이 깜깜해져서 쓰러지거나 아니면 배가 너무 아파서 누워있어야 하는 병"이라며 "한국에서는 사실 미국처럼 글루텐 프리 식품이 없어서 제가 먹고살려고 처음에 시작했다가 취미로 블로그에 올리다가 자연스럽게 빵집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위키트리 취재진은 해당 빵집에서 도둑이 한참 동안 자리를 못 뜨고 먹고 갔다는 빵들을 직접 맛보고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빵 후기에 관련된 내용은 다음 주 위키트리 '대만뉴(대충 만든 뉴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