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다문화 가족 '잡종'이라 부른 익산시장

2019-06-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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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율 익산시장 과거 발언, 사퇴 논란으로 번져
“윗선부터 차별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청원글까지 등장

정현율 익산시장 / 뉴스1
정현율 익산시장 / 뉴스1

정헌율(62)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정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정현율 시장은 지난달 11일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다문화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운동회'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라고 했다. 이어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다문화 가정 관련 단체들은 반발에 나섰다.

지난 25일 전국이주여성 쉼터협의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이주여성 관련 사회단체들은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차별에 기반한 다문화가족 자녀 모독 발언을 한 정 시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시장에게 자진 사퇴로 사과의 뜻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 시장은 이들에게 "죄송하다"며 "익산시를 1등 다문화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정 시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라며 "'당신들은 잡종이다'라고 말한 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가족들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잡종'이라 표현한 익산시장에 화가 난다"고 했다.

A 씨는 "한국 생활 10여년째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며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자존심 강하게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도 차별받지 않으려고 행동을 조심한다"고 말했다.

A 씨는 "그런데 시장이라는 사람이 찬물을 끼얹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일이 곧 덮일 것 같은 느낌에 청와대 청원까지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A 씨는 "윗선부터 차별 언행을 더더욱 하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에는 44만 명에 달하는 다문화 가족이 있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수는 12만 22212명으로 6년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얘기를 다룬 영화 '완득이' 스틸컷
다문화 가정 얘기를 다룬 영화 '완득이' 스틸컷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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