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2스타’ 임정식 셰프가 대한항공 때문에 분노하며 올린 글
2019-07-3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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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5년치 생일선물로 사준 1600만원 자전거 파손”
“하드케이스에 안 넣었단 이유로 '보상 불가' 통보받아”
대한항공, 똑같은 사례의 피해에 특정사고는 보상 의혹
대한항공 “규정상 보상불가… 다른 사례 알려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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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sikYim(@chefjungsik)님의 공유 게시물님,
미슐랭(미쉐린) 2스타로 유명한 ‘정식당'의 메인 셰프인 임정식 셰프는 요리도 요리지만 ’자전거 덕후‘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1600만원짜리 카본 자전거인 트랙 마돈을 타고 전국 곳곳에서 라이딩을 즐긴다는 사실은 자전거 업계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부산 김해공항에서 악몽을 겪어야 했다. 분신이나 다름없는 자전거가 컨베이어를 지나다 파손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임 셰프는 지난 16일 인스타그램에서 자전거가 부서질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난주 부산 김해공항에서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발생한 일입니다. 대한항공을 이용했고 자전거를 담은 박스와 짐 하나를 부쳤습니다. 수하물 관련 종이에 사인하는 순간 ‘빡’ 하면서 사진처럼 자전거 담은 박스가 걸리면서 카본 자전거(구입가 1600만원)가 부러졌습니다. 컨베이어 벨트는 멈췄고, 옆에 있던 대한항공 직원이 두 손으로 저 상태의 자전거 박스를 밀어 넣으려고 했습니다. 제가 소리 질러서 더 이상 밀어 넣지 못하게 했고, 저 당시 박스를 오픈해서 파손 상태를 확인하고 서울로 올라 왔습니다. 다음날 정밀 검사하려고 자전거 확인해보니 저렇게 카본이 부러져 있었습니다. 대한항공과 보상 관련 통화를 몇 번 했고, 오늘 아침에 하드케이스에 넣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상 불가라는 얘기를 대한항공 부산공항 지점 수하물 담당자에게 통보를 받았습니다.”
임 셰프는 “작년에 와이프가 5년치 생일선물로 사준, 아직 사용한 지 1년도 안 된 제 첫 기함급 자전거를 이렇게 날려버렸다”면서 “돈을 떠나서 대한항공 측의 이런 말도 안 되는 대응에 하가 난다”고 밝혔다.
그는 “30년 단골 대한항공 밀리언 마일러클럽 회원이지만 헤어질 각오를 하고 생애 첫 소송을 해보려고 한다”면서 누리꾼들에게 “많은 조언 부탁드린다”고 했다.
같은 피해를 겪은 사람은 임 셰프만이 아니다. 대한항공은 2016년 이송 도중 파손된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용 자전거에 대해 보상을 하지 않아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당시 사고가 벌어진 곳은 인천국제공항이었다. 선수들이 위탁 화물로 맡긴 경기용 자전거 3대와 여분의 휠 3개가 운송 도중 파손됐다.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내기 위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대회에 참가한 뒤 귀국하다 이처럼 날벼락 같은 일을 겪은 것이다. 당시에도 대한항공은 하드케이스에 넣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수들에게 ‘보상 불가’를 통보했다.
이처럼 대한항공은 하드케이스에 넣지 않은 수하물의 파손에 대해선 사실상 ‘보상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똑같은 피해에 대해 보상이 제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장애인 선수단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해 나중에 보상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자전거는 완충재를 내장한 하드케이스에 넣어야 운송할 수 있다. 해당 고객에게 이 같은 내용의 서약서를 받았다”면서 “이번 사례는 보상이 불가한 경우”라고 말했다.
기자가 ‘장애인 선수단에게는 보상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이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고 하더니 “다른 탑승객들에 대한 보상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