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놀이했다고?” 고유정이 살인 직후 한 말

2019-11-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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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웃으면서 펜션 주인과 통화한 내용 공개
살인 직후 고도의 평정심 유지에 재판석 방청객들 경악

웬만한 사이코범죄 스릴러영화 보다 더 무섭고 잔혹한 방식의 살인을 보인 고유정씨가 살인 후 음성 통화한 내용이 공개돼 소름 돋게 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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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제주지법 형사 2주 심리로 열린 고유정씨 6차 공판에서 검찰은 범행 일주일 전과 당일 고유정이 펜션 주인과 통화한 음성을 공개했다. 범행 당일 고유정과 펜션 주인이 전화 통화한 것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전후로 3건이다.

앞에 두 번의 통화는 아들 이유로 빨리 끊었다. 세 번째 통화에서 고씨는 전화를 늦게 받은 이유에 대해 펜션 주인에게 “물감 놀이를 하고 왔다”고 둘러댔다. 흉기 살해를 ‘물감 놀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추정돼 법정 방청객들을 경악케 했다.

심지어 전화 통화 상 고씨는 활달한 목소리로 중간중간 웃음을 보이며 펜션 주인과 대화를 나눴다. 살인 직후인데도 고도의 평정심을 유지한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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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당시 고유정이 살해한 전 남편을 이미 살해한 뒤 욕실로 옮겨 흔적을 지우고 있었던 때로 보고 있다. 검사는 “성폭행당할 뻔했던 피고인이 이렇게 태연하게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범행 당일 펜션에서 최소 15회 이상 피해자를 칼로 찌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우발적 범행이라는 고유정씨 측 주장을 반박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로 내려가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6월1일 청주의 자택에서 긴급체포 됐다. 전 남편에게 수면제를 탄 카레를 먹인 뒤 잠들자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시신은 토막낸 후 분쇄기로 갈아 냄비에 삶은 다음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나눠 담아 수십개의 봉투를 바다에 버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족들은 고인의 시신도 못 찾아 더욱 애통해하고 있다.

지난달 청주지검으로부터 고씨의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넘겨받아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인 제주지검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고씨를 기소할 방침이다.

home 이제남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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