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니라고 전해주세요...” 허지웅이 구하라를 떠올리며 남긴 글
2019-11-2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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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구하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주지에서 숨진 채 발견
구하라 추모한 허지웅 “끝이 아니라고 전해주세요”

지난 24일 가수 구하라 씨가 끝내 세상을 떠난 가운데 연예계에서도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화 평론가이자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 씨는 구하라 씨 사망 소식 이후 공식 인스타그램에 추모의 글을 올렸다.
허지웅 씨는 "세 번째 항암치료를 하고 나흘째 되는 날 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손이 부어서 물건을 잡을 수 없고 손발 끝에선 더 이상 감각이 없었다"며 "하루 종일 구역질을 하다가 화장실로 가는 길은 너무 높고 가파랐다"고 말했다.
그는 "살기 위해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알약을 먹다 보면 웃음이 나왔다. 나는 이제 내가 정말 살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 오늘 밤은 제발 덜 아프기를 빌었다"고 말했다.
그는 "침대에 누우면 천장이 조금씩 내려앉아 내가 완전히 사라지는 상상도 했다. 아픈 걸 참지 않고 그냥 입원을 할까...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며 "병동에서는 사람이 죽어간다. 사람의 죽음에는 드라마가 없다. 더디고 무미건조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어둡고 깊었던 그 밤을 버티니 아프기 전보다 훨씬 건강하다. 가장 힘들었던 그날 밤을 버티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왜 친구들에게 옆에 있어달라고 말하지 못했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행복이 뭔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매대 위에 보기 좋게 진열해놓은 근사한 사진과 말잔치가 행복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안다"며 "아마 행복이라는 건 삶을 통해 스스로에게 증명해나가는 어떤 것일 테다"라고 말했다.
허지웅 씨는 "망했는데,라고 생각하고 있을 오늘 밤의 아이들에게 도움을 청할 줄 아는 사람다운 사람의 모습으로 말해주고 싶다. 망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 주변에 한줌 디딜 곳을 찾지 못해 절망하고 있을 청년들을 돌봐주세요, 끝이 아니라고 전해주세요, 구하라 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마무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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