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암에 걸린 딸은 끝내 엄마 품으로 가지 않았다 (영상)
2019-11-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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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살에 의대에 합격한 엄마
'아이콘택트'에 나온 엄마와 딸의 가슴 아픈 사연
암에 걸린 딸과 엄마의 마음 아픈 대화가 눈길을 끈다.
지난 25일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는 딸을 러시아로 데려가려는 엄마와 가지 않겠다는 딸이 서로의 속내를 털어놨다. 이들에겐 너무나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아들과 딸을 키우던 엄마는 지난 1997년 남편과 이혼했다. 생계를 위해 러시아에서 6개월간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경험 부족으로 파산했고 가난이 닥쳐왔다. 엄마는 할 수 없이 두 아이만 한국에 보냈다.
러시아에 혼자 남은 엄마는 기차역에서 노숙하며 공부를 시작해 48살에 모스크바 제1 국립의대 세체노프 의대에 입학했다. 그는 지금 재활의학과 전공의 1년 차다.
지난 2017년 12월 딸 김의(28) 씨가 유잉육종에 걸렸다. 뼈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김 씨는 항암치료 6번, 방사선 치료 25번을 견뎠다. 하지만 지난 4월 암세포가 폐암으로 전이됐다. 지금은 호전됐지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엄마와 딸은 "러시아에 가서 함께 살자"라는 엄마의 제안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엄마는 아픈 딸에게 혼자 살지 말고 러시아에서 엄마, 오빠와 함께 살자고 한다. 딸은 가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에겐 깊은 마음의 골이 있다.
엄마에게도 상처는 있다. 딸이 "우리는 같이 안 살았잖아요"라고 하자 엄마는 "네가 그 말을 할 때 엄마가 너무 아파. 너희와 같이 있지 못할 때 엄마 꿈은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는 거였어"라고 말했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던 딸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딸은 "그래도 엄마가 아닌 내가 아파서 다행이야. 병원 보호자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를 볼 때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지금은 아프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오빠가 나한테 잘해줘"라고 했다. 엄마는 "네가 아파서 우리가 깨달은 게 많아"라고 답했다.
엄마는 끝까지 러시아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딸은 끝내 거절하고 스튜디오를 나갔다. 딸은 "엄마 마음이 어떤지 조금은 알 거 같아서 흔들리긴 했는데, 그러기엔 이미 늦은 것 같다. 각자 사는 게 아름답고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엄마 꿈을 위해 걱정하지 말고 잘 나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엄마는 "딸의 눈물에서 진심을 느꼈다. 딸의 뒷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