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두 자매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 어머니가 유튜브를 시작했다

2019-12-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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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배우 두 자매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 어머니 유튜브
유튜브 통해 억울함 알리고 있는 장연록 씨

이하 유튜브 '장연록'
이하 유튜브 '장연록'

2009년 8월 28일, 언니가 18층 건물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 6일 뒤, 여동생도 언니를 따라 투신자살했다. 두 딸의 자살에 충격을 받은 아빠는 뇌출혈로 사망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단역배우를 관리하는 매니저 12명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성추행을 당한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망 사건'이다. 모든 가족이 사망하고 홀로 남겨진 엄마 장연록 씨는 가족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장연록'에는 지난 11월 13일 ‘자매의 생일’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장연록 씨는 자매의 생일을 맞아 산소를 찾아가 하루를 보냈다. 장연록 씨는 "너무 초라하다. 잠 아끼고 아득바득 돈 벌어서 너희들 키웠는데 이게 뭐냐"며 두 딸을 그리워했다.

장연록 씨는 "세월은 흐르는데 아직 가해자들에게 복수도 못했다. 걱정 마 내가 죽기 전에 꼭 복수할게"라며 두 딸을 성폭행한 가해자들을 비난했다.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망 사건'은 지난 2004년 방송국에서 엑스트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원생 A씨가 배우들을 관리하던 관계자 12명에게 지속적으로 집단 성폭행당한 사건이다.

A씨의 모친인 장연록 씨는 이들을 고소했지만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칸막이 하나만 둔 채 가해자와 피해자 A씨를 두고 대면 질의를 했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성기를 색깔, 둘레, 사이즈까지 그려오라", "이건 사건이 안 되는데 어머니가 너무 여러 번 진정서를 넣으니 기계적으로라도 하겠다"며 2차 가해를 했다.

경찰의 2차 가해와 고소 후에도 가해자들은 A씨를 협박했고 견디지 못한 A씨는 2006년 고소를 취하했다. 이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A씨는 "나는 그들의 노리개였다.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 죽는 길만이 사는 길이다"라며 2009년 8월 28일 18층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

A씨에게 단역배우 일을 소개시켜준 동생 B씨도 6일 뒤 "언니가 보고 싶다.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세상을 떠났다. 두 딸의 죽음에 지병을 앓던 아버지 역시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장연록 씨는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했지만 소멸시효가 지나 패소했다.

오히려 가해자들은 장연록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재판부는 "공권력이 범한 참담한 실패와 이로 인해 가중됐을 A씨 모녀의 고통을 보면서 깊은 좌절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장연록
home 심수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