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도권에서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뭔가 이상한 '체험방’
2020-01-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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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은 합법이라지만 체험방도 합법?
‘리얼돌 체험방’ 단속 놓고 논란 불가피
리얼돌 체험방은 모텔이나 오피스텔 등에서 리얼돌을 대여해 리얼돌과 성행위를 하게 하고 비용을 받는 곳이다. 비용은 한 시간당 3만원가량이다. 현재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십 여 곳의 리얼돌 체험방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얼돌 체험방이 우후죽순 생겨난 까닭은 리얼돌 수입이 합법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6월 대법원은 리얼돌의 수입을 허용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이 나온 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리얼돌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상당수 국민이 리얼돌 합법화에 반발하고 나섰지만, 리얼돌 체험방이 생기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체인점 형식으로 리얼돌 체험방을 운영 중인 한 업체는 홈페이지에서 “XXXX(업체 이름)은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국내 최초 신개념 리얼돌 판매·체험방입니다”라고 자사를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당국이 단속 근거를 찾기 전까지 리얼돌 체험방을 놓고 사회적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리얼돌 체험방 업체 홈페이지에 입소문을 타고 방문한 이용자들이 남긴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방을 너무 아늑하게 꾸며서 진짜 여친 집 같았다” “진짜 여친 느낌이다” 등의 후기를 올리며 누리꾼들에게 궁금증을 심어주고 있다.
리얼돌 체험방 출입 가능 연령을 놓고서도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일부 누리꾼은 “미성년자도 이용이 가능한가” 등의 질문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리얼돌은 엄연한 ‘성인용품’인 까닭에 미성년자는 대여할 수 없다. 해당 업체는 “지점마다 신분증 확인은 확실히 하고 있으며 리얼돌은 ‘성인용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미성년자는 절대 이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리얼돌 체험방이 반짝 유행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리얼돌 체험방은 2000년대 초반 ‘인형 체험방’이라는 이름으로 잠깐 유행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마땅한 단속 근거가 없어 처벌하기 어려웠지만 위생 논란 등으로 인해 주위에서 사라졌다.
리얼돌 체험방에 대한 규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리얼돌의 만듦새가 나아진 데다 앞으로 로봇 기능을 탑재한 첨단 리얼돌이 속속 등장해 다시금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규제 여부를 떠나 법적으로 리얼돌 체험방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시급히 정립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