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 본업 살리기 혹은 ‘사업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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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수 형태와는 다른 넷마블의 행보
일각에선 게임산업 이탈 움직임이라고 평가하기도

“올해는 업(業)의 본질인 게임 사업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 ‘강한 넷마블’ 완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달 신년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방 의장은 업(業)의 본질을 게임이라고 짚었다. 넷마블은 올해 ‘A3: 스틸얼라이브’ 등 다수 신작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어 지난 4일, 정수기·공기청정기·매트릭스 등 실물 구독 경제 1위 기업 웅진코웨이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5500억원 차입 결정을 공시했다. 이를 본업(本業) 살리기를 위한 방준혁 표 공격적 인수로 풀이할 수 있을까.
지난해 말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74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이미 계약금의 10%를 지불한 상태다. 이는 앞서 넷마블이 보여준 인수합병(M&A) 방식과는 거리가 먼 행보다. 넷마블 M&A는 게임 개발·제작 업체와 이뤄진 경우가 대다수였다. 주력 게임 ‘세븐나이츠’를 개발한 중소 개발사 넥서스게임즈는 넷마블이 2014년 지분 55%를 인수해 현재 넷마블넥서스로 진화했다. 넷마블몬스터, 넷마블엔투 등도 이와 유사하다. 중소 게임 개발·제작 기업을 M&A해 외형을 부풀려 온 것이 넷마블의 인수 방식이었다.
한눈을 판 적도 물론 있었다. 2018년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 25.71%를 2014억원에 인수한 것. 다만 BTS 관련 콘텐츠 ‘BTS 월드’ 게임을 선보이는 등 이종 산업과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웅진코웨이는 어떨까.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구독형 렌탈 서비스는 캐쉬카우(현금창출) 역할을 할 수 있어 성과 변동성이 큰 게임사업과 달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금 흐름 개선을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는 아직 없다”며 “본업인 게임과의 융합 가능성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넷마블이 게임 산업 한계나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종 산업 투자로 만회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 의장이 표명한 게임 사업에서의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인수합병(M&A)으로 보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게임 업체와 렌탈업체간 연관성은 다소 떨어져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에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내린 결정이다.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구독 경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은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를 두고 “게임산업을 이탈하려는 또 하나의 시그널로 간주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 회장은 “약 2조원이라는 인수 자금이 게임 외부로 나갈 것이라는 점은 게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업계 내 중국 판호 발급, 주 52시간 근무 등 이슈가 악재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 속, 게임산업에 대한 성장 기대를 접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 결정은 한국 게임산업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게임산업에서 NHN의 ‘한게임’은 그 존재감이 사라진 지 오래다. 김범수 의장이 일군 한게임의 산업적 공헌을 생각하면 이는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넷마블이 유사한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넷마블은 이달 내 웅진코웨이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웅진코웨이는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웅진그룹이 인수하기 이전 명칭인 코웨이로 사명을 변경한다. 방 의장의 시무식 바람대로 ‘강한 넷마블’이 완성될지, 아니면 게임산업 이탈의 초석이자 ‘사업다각화 일환’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