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만원 짜리 전시물 혹평하다가 실수로 개박살 낸 평론가

2020-02-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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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 '소나마코'에 전시된 가브리엘 리코의 작품
해당 평론가는 보상하겠다는 뜻 밝혀

한 미술평론가가 실수로 전시회에서 미술 작품을 깨뜨리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글로벌 뉴스 등 외신이 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아트페어 '소나마코'에서 평론가 아벨리나 레스페르가 멕시코 OMR 갤러리 부스에 전시된 가브리엘 리코의 작품을 깨뜨렸다.

'민첩하고 불길한 속임수(스캔들과 부패 없이 보존될 수 있도록)'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은 얇은 유리, 축구공, 테니스공, 깃털, 돌 등으로 이뤄졌다. 책정된 가격은 2만(약 2400만 원) 달러였다.

리코는 인공적 오브제와 자연적 오브제를 대비시키는 설치작품을 주로 제작하는 멕시코 작가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했으며, 한국에서도 개인전을 연 적이 있다.

현장에 있던 관람객들에 따르면 레스페르는 작품을 혹평하면서 빈 탄산음료 캔을 근처에 놓고 사진을 찍으려다 작품을 깨트렸다. 일부 관람객들은 이를 행위미술의 일부로 오해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스페르가 작품을 일부로 파손했다는 의혹도 일었지만, 그는 실수로 인한 사고였다고 해명했다. 레스페르는 "작품이 내 혹평을 듣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느낀 것 같았다"고 말했다.

OMR 갤러리 측은 "실수든 아니든 작품에 지나치게 다가가서 음료수 캔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은 행위는 직업정신과 존중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레스페르는 작품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깨진 유리를 그대로 두자고 갤러리에 제안했지만 갤러리는 이를 거부했다. 레스페르는 결국 보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