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열 받았으면… 정세균과 김상조의 입에서 '험한 말'까지 나왔다

2020-03-06 09:43

add remove print link

일본의 과격한 쇼에 열받은 한국 '너네, 우리만큼 투명하냐?'
'한국인 입국규제 강화' 도쿄올림픽 위기감 반영한 극단조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청와대
일본 정부가 5일 한국인에 대한 입국 관련 규제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의 초강경 조치로 인해 안 그래도 안 좋은 한일 관계가 돌파구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험한 말'까지 해가며 일본의 조치를 맹비판했다.

일본은 한국에서 온 이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는 것은 물론 한국인 무비자 입국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우선은 오는 9일 0시부터 3월 말까지 적용한다.

일본은 한국에서 온 이들에 대해 자가격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강제 조항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고 자유로운 외출이 가능하진 않은 까닭에 사실상 격리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입국한 사람에 대해선 대중교통 이용 자제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전철과 버스는 물론 택시도 이용하지 말라고 했다.

일본은 기존의 대구와 경북 청도는 물론 경북 일부 지역(안동시, 경산시, 영천시, 칠곡군, 의성군, 성주군, 군위군)에서 체류한 이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입국 거부 방침을 분명히 밝히며 코로나19에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 "일본에 극히 유감… 상응하는 조치 취하겠다"

한국은 일본의 이 같은 조치에 불쾌해하고 있다. 이미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의 출국을 금지하고 있는데 일본이 불필요한 조치를 취해 외교적 감정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어제 일본 정부가 우리 국민들에 대해 사실상 전면적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한국 이상으로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대놓고 지적하진 않지만 도쿄올림픽 때문에 쉬쉬할 뿐 대대적으로 검진하면 한국보다 훨씬 감염자가 많을 가능성도 크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인 입국 규제를 강화하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일본의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사실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과감한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루 1만3000명을 검사한다. 그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일본이 과연 우리만큼 투명할까’라는 점에서 의심이 있다"고 대놓고 꼬집은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초강경 조치가 반도체 소재 교역 문제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더욱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 관계는 당분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것은 물론 경제·사회적으로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 같은 이유로 주일 한국대사관 측은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시행하면 감정만 상한다"며 재고를 요청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한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앓는 소리를 했던 일본이 이처럼 입국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자국의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한국과의 외교적인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을 자국민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한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불 보듯 빤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아베 신조 행정부의 위기감이 놓여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해 도쿄올림픽 연기론은 물론 취소론까지 나오자 기획한 ‘쇼’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극단적인 ‘쇼’를 통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고 그 결과 도쿄올림픽이 연기 및 취소될 경우다. 그러면 아베 정부는 지금껏 겪지 못한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왼쪽) 국무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 뉴스1
정세균(왼쪽) 국무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