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동안 지켜왔는데…MBC 요청으로 강석·김혜영 '싱글벙글쇼' 떠난다”
2020-05-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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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개편 맞아 MBC 라디오 '싱글벙글쇼' DJ 전격 교체
소시민과 호흡하며 '전설의 DJ'로 불린 강석, 김혜영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하나인 MBC 라디오 '싱글벙글쇼' 진행자 강석 씨와 김혜영 씨가 33년 만에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MBC는 봄 개편을 맞아 '싱글벙글쇼' DJ를 강석 씨와 김혜영 씨에서 팟캐스트 진행자 정영진 씨와 가수 배기성 씨로 교체한다고 6일 밝혔다.
강석 씨와 김혜영 씨는 33년간 '싱글벙글쇼'로 사회 곳곳 소시민들과 호흡하며 '전설의 DJ'로 불렸다. 가수 조용필 씨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연주곡을 시그널로 차용한 '싱글벙글쇼'는 라디오 시사오락 프로그램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유명인 성대모사를 한 강석 씨의 패러디 시사 콩트가 인기를 끌었다.

30여년 간 한 자리를 지킨 강석 씨와 김혜영 씨는 지난 2005년과 2007년 각각 MBC 라디오국에서 20년 이상 진행한 DJ에게 주는 '골드마우스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현존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가운데 최장수 단일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록됐다.
강석 씨와 김혜영 씨는 6일 방송에서 고별의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방송 말미 김혜영 씨는 차분한 목소리로 청취자들 응원과 격려 메시지를 소개하면서 "끝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석 씨도 "내일도 우리와 싱글벙글하게 고별방송 함께해달라"고 하차를 전하면서도 "아직 4일 남았다"고 말했다.

김혜영 씨는 갑작스럽게 '싱글벙글쇼' DJ를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 "라디오국에서 결정하고 우리는 따르는 것"이라고 6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김혜영 씨는 "그래도 한 달 전에 새 MC를 구한다고 (방송사에서) 말씀해줬다. 우리가 기분 나빠할까 봐 예의를 지켜준 것이다. 그래서 정말 감사하다. '언젠가는 이날이 오겠지' 생각 늘 하고 있었다. 우린 행운아다. MBC에 감사한다. 늘 나를 웃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하차에 대해 "정년퇴직하는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DJ가 교체되면서 '싱글벙글쇼'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 프로그램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새 DJ가 된 배기성 씨는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온 것처럼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으로 방송에 임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싱글벙글쇼'는 MBC 표준FM에서 매일 낮 12시 20분 방송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