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5.18 유공자 트라우마 심리치료 필요”

2020-05-1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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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참배…유족회장“'폭도' 누명으로 제대로 치료 못받아”
이용섭 광주시장, '국립 트라우마센터 건립 준비' 검토 중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제 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후 5.18민주묘지 참배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 이하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제 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후 5.18민주묘지 참배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 이하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들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트라우마 심리치료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 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후 참배한 5.18민주묘지에서 살아 있는 유공자들의 5.18 관련 상처와 후우증을을 두고 "오랫동안, 평생을 계속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묘지는 참배는 11시30분 묘지에 도착해 추모탐 앞에서 김정숙여사와 함께 헌화와 분향 그리고 묵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여사가 18일 5.18민주묘지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여사가 18일 5.18민주묘지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제 2묘역으로 이동해 같은 예를 돌린 후 5.18 유공자인 고 이연 씨 묘소를 참배했다.

이연씨는 5.18민주화운동 마지막 날인 1980년 5월27일 옛 전남 도청 맞은편 금남로 초입에 있던 광주 YWCA 회관에서 끝까지 항쟁을 하다 계엄군에게 연행돼 구타 등의 고문을 당한 뒤 그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겪다가 사망했으며, 묘소는 작년 7월에 이곳으로 옮겨져 안장됐다.

문 대통령은 묘비 가까이에서 자세를 낮춰 앉은 채 묘비를 쓰다듬고, 뒷면의 묘비명을 읽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 묘소 참배에는 이연씨의 미망인, 딸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고 이연씨에 대해 "한창 좋을 나이에 돌아가신 것을 보면 그 이후에도 병고를 많이 겪었던 모양"이라고 관심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이연씨 부인은 고인인 남편에 대해 "옆에서 총 맞아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 앞에 자기는 부끄럽다는 말을 아주 가끔 얘기했다"고 회고하고,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받지못해 트라우마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18민주묘지에 안장돼 있는 5.18 유고장 묘소를 참배하고 목례를 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18민주묘지에 안장돼 있는 5.18 유고장 묘소를 참배하고 목례를 올리고 있다

문 대통령의 참배에 동행한 김영훈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5.18민주화운동 부상자나 구속자들은 '폭도'라는 누명때문에 전두환 정권 때는 물론 1990년대 초까지 숨어서 병원에 다녔다"면서 "바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후유증이 악화된 것이 안타까웠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묘지 참배를 수행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이와 관련 아직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국립트라우마센터 건립 준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문흥식 5.18구속부상자회장으로부터 5.18민주묘지의 1, 2묘역 통합 조성 건의을 받고 "광주시와 5.18기념재단과 협의해달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늘 묘역에서 기념식을 했는데 처음으로 (옛 전남) 도청 앞 광장으로 기념식장을 옮겨서 광주시민 모두, 국민과 함께 기념식을 치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으면 훨씬 더 규모 있게,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해서 함께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home 윤석진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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