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8년 전 이용수 할머니 출마는 만류하고, 이번에 자신은 국회의원 됐다

2020-05-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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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서 할머니에 “의원 안해도 위안부 문제 해결할 수 있다” 만류
본인은 21대 총선 민주당 비례대표 7번으로 나와 국회 입성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지난 2012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19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8년 뒤인 올해 정작 자신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이유로 내세워 21대 총선에 비례대표로 출마, 국회에 진출하면서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 /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 / 연합뉴스

27일 CBS 노컷뉴스는 이 할머니와 윤 당선인의 2012년 3월 8일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통화 시점은 이 할머니가 19대 총선 출마를 선언(3월 14일)하기 엿새전이다.

이 통화에서 이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죽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고 말하자 윤 당선인은 "국회의원을 안 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출마를 만류한다.

윤 당선인은 당시 '(할머니의) 총선 출마를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이 싫어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다른 할머니들이 뭐하는 데 기분 나빠 하느냐. 나는 그런 것 때문에 할 것 안 하고(하지 않는다)"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죽어야 한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가로막지 말라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되면 월급은 다 좋은 일에 할 것"이라며 "(네가) 걱정되면 '할머니 건강이 걱정된다'고만 하면 된다"고 국회의원 출마를 만류하는 윤 당선인을 나무라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 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 뉴스1

6일 뒤인 그해 3월 14일 이 할머니는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국회에 진출해 직접 정부와 일본을 압박하는 것이 살아 있는 동안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다. 국회의원이 되면 일본 국왕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반드시 받아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 할머니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순번을 받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8년 뒤 이 할머니의 정치 진출을 만류한 윤 당선인은 민주당 비례대표 7번을 받고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총선 직전 온라인 유세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그 뜨거운 열망과 30년 동안 거리에서 외쳤던 그 열정들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국회로 들어가 보자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할머니와 똑같은 출마의 변이지만,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셈이다.

이 할머니는 최근 2차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을 향해 "위안부 문제 해결해야지 국회의원 못한다. 사리사욕 채워 국회의원 비례대표도 나갔고 저는 몰랐다”며 윤 당선인의 국회 진출이 못마땅하다는 뜻을 강하게 표출했다.

home 김민수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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