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커닝? 알고 욕하세요…” 인하대 의대생 등판으로 판 뒤집혔다
2020-06-0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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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에 올라온 인하대 의대생 글
인하대 의대생이 밝힌 '집단 커닝 사건' 전말…“학교 측 책임 있어”

'인하대 집단 부정행위(커닝) 사건' 관련 인하대 의대생이 쓴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학생들로 향하던 비난의 화살은 학교 측으로 쏠렸다.
지난 1일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커닝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익명의 인하대 의대생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커닝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의대는 2월 중순에 개강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2주 현장 강의 이후 휴강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정형외과 수업이 다 끝나지 않았고 시험을 어떻게 볼지 공지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당연히 휴강하는 동안 공부를 덜 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런데 학교 측은 갑자기 '휴강 기간 동안 공부를 안 하면 안 되니 지금까지 공부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겠다'며 이틀 뒤 시험을 보겠다고 공지했다.
그는 "애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2주 수업 분량이면 거의 40시간 수업 내용을 이틀 안에 공부해야 하는 건데 일반적으로 한 시간 수업 분량은 PPT로 많게는 100장 정도 된다. 2000페이지 분량을 시험 보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 친구가 교수님께 부정행위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말과 함께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면 오프라인으로 보는 게 맞지 않냐고 이의제기를 했지만 교수님은 아무런 대처 없이 시험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글쓴이는 "커닝이라는 행위를 정당화하고 싶은 게 아니다"라며 "시험 보기 전 부정행위에 대해 제기를 했음에도 불구, 아무런 대처를 준비하지 않은 학교 운영의 미비함, 그리고 학사일정에 따라 공부 일정을 계획하는 학생들을 무시한 채 마음대로 시험을 강행시킨 점 등 학교 측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글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교수, 학교 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인하대에 따르면 지난 3월 12일, 22일, 4월 18일 온라인으로 치른 의학과 2개 과목(근골격계·내분비계) 단원평가에서 2학년생 41명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4월 11일 온라인으로 치른 기초의학총론 중간고사에서도 1학년생 50명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학생들은 각각 2~9명이 무리를 지어 한 장소에서 함께 문제를 풀거나 전화 또는 SNS를 이용해 답을 공유했다. 인하대 의대 측은 부정행위자 전원의 시험 성적을 0점 처리하고 담당교수 상담과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