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뱅크 공익입니다. 기부받은 음식 사실 직원들이 먹어요”

2020-06-18 23:00

add remove print link

공익 커뮤니티에 올라온 푸드뱅크 비리 폭로
지난 17일 MBC 보도로 다시 주목 받아

푸드뱅크 직원들이 기부 물품을 유용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푸드뱅크에서 근무했던 공익요원의 글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MBC 뉴스는 푸드뱅크의 비리와 기강 해이를 보도했다. 푸드뱅크는 취약계층에게 식품과 생활용품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지자체, 기관, 사업체 등에서 기부받은 물품을 취약계층에게 재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푸드뱅크 직원들은 기부 물품을 되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유튜브, MBC 뉴스

보도 다음 날인 18일 온라인에서는 푸드뱅크에서 근무했던 공익요원의 작성한 글이 주목을 받았다. "푸드뱅크 3주 만에 추노했다(도망쳤다) 절대 가지마라"(원문보기)는 글로 지난 1월 디시인사이드 공익 갤러리에 올라와 주목을 받았었다.

공익요원은 자신이 겪은 푸드뱅크 내부의 불합리한 일들을 상세하게 폭로했다. 기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음식들을 주고 받았고 공익요원에게 식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식이었다.

뉴스1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뉴스1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특히 누리꾼들의 분노를 촉발한 부분은 푸드뱅크 직원들의 식품 유용이었다. 직원들은 기부받은 초콜렛, 과자 등 가공식품을 간식처럼 꺼내 먹었다. 그러나 정작 취약계층에게는 '버릇이 나빠진다'며 초코바 하나도 주지 않았다.

공익요원은 초코바 하나에 움츠러드는 취약계층 아이를 보고 가슴이 아파 화장실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푸드뱅크 공익이 작성한 글 일부를 발췌했다.

아침부터 X같은 마음 안고 일하는데 그 해병대XX들(푸드뱅크 직원들)이 푸드마켓에 있는 쵸코바, 과자, 사탕 이런거 심심할때마다 하나씩 까서 먹더라?

저 X끼들 물품 하나라도 비면 안된다고 X랄하더니 지들 입 심심할때마다 하나씩 처먹는데

저래도 되나 싶었음

그때 마침 손님으로 조금 모자라보이는 엄마하고 그 아들이 옴 (참고로 취약계층한테 한달에 얼마씩 한도로 푸드마켓에서 물건 가져갈 수 있는 카드를 줌) 아들은 5~6살 정도 되보이고 엄마는 말을 잘 못하시고 조금 그런 분이었음

푸드마켓에서 30분 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뭐 가져가지 고민하더라. 그러다가 그 오뚜기에서 나온 레트로트 피자 있잖아 그 노란박스에 담긴 꽁꽁 얼어있는 피자 5000원인가 하는데 렌지에 댑혀먹는거.

그거 그거랑 초코바를 집더라? 그러면서 엄마가 아들보고 우리 오늘 피자먹자~~ 피자 파티하는 날이야~~ 이러는데 아들은 좋아서 엄마 손잡고 점프하더라

나는 5000원짜리 레트로트피자 맛없어서 줘도 안먹는다 그런 생각 가지고 있었는데 그분들은 그거 들고 너무 좋아서 오늘 피자 파티한다면서 엄마랑 아들이 행복해하는데 진짜 너무 마음 아팠다 ㅠㅠ

그러고 계산해주는데 피자까지는 한도가 되는데 초코바는 한도가 안되는거야 그 꼬마 아들도 당황하고 엄마도 당황해서 어.. 어.. 막 이러길래 내가 그냥 가져가라고 그러고 쵸코바 한개 더 챙겨줬단말야

그러니까 좋다고 막 점프하고 애기가 감사하다고 그러고 어머니는 초코바 하나에 90도로 인사하면서 감사합니다 이러면서 가셨음 그런데 뒤에 그 해병대 나온 직원 X끼가 날 X나게 노려보면서 "ㅇㅇ아 그렇게 막주면 안돼 ㅡㅡ 이러다 재고 차이나면 니가 책임질거야?"

그렇게 막주면 버릇나빠진다면서 안된다하더라 지는 쵸코바랑 과자 사탕 지네집 음식처럼 입 심심할때마다 처먹더니 저 오뚜기 피자 유통기한 얼마 안남은거 가져가면서 피자파티 한다는 엄마 아들한테는 그렇게 가혹하다니 진짜 푸드뱅크가 왜 존재하는지 모르는 X끼들 같았다

취약계층 사람들한테 나눠주라고 만들어논거를 지가 심심풀이로 뜯어 쳐먹고 정작 취약계층 사람들한테 줄때는 그렇게 깐깐하게 X랄하니까 진짜 화가 머리 끝까지 나더라

그대로 화장실가서 펑펑 울었다 진짜 너무 불쌍하고 화나고 불합리해서 펑펑 울었다

그렇게 울고 그날 오후에 기부한다는 사람 있어서 또 멀리까지 출장나갔다

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