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과 소변 마시며 극적 생존...” 넉 달간 바다에서 표류한 로힝야 보트 난민

2020-06-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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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아체의 어부들로부터 구조된 로힝야족
목숨 유지를 위해 빗물과 소변 마시며 연명해

지난 24일 넉 달간 표류하던 로힝야 난민 100여 명이 인도네시아 아체의 어부들로부터 구조됐다.

수마트라섬 북아체 앞바다에서 어부들은 고장 난 보트에 타고 있는 로힝야족 난민들을 발견했다. 어부들은 보트가 침몰하는 것으로 보이자 자신들의 어선으로 옮겨 구출했다.

이하 연합뉴스
이하 연합뉴스

구출된 로힝야족은 2년 전 미얀마군에 무차별적인 학살로 방글라데시 난민캠프로 피난을 왔다. 하지만 난민캠프에서의 생활이 극도로 힘들어지자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해 떠났다가 표류했던 것이다.

또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장기화되면서 인근 국가가 난민들의 입국을 거부했다. 난민 유입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짐에 따라 로힝야족은 오도 가도 못한 채 바다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다.

당시 구조된 인원은 남성을 비롯해 여성 49명, 어린이 32명 영아 1명 등 총 99명이었다.

생존자들은 굶주림을 해소하기 위해 조금의 쌀과 견과류로 삶을 가까스로 연명해 나갔다. 한 생존자는 “비가 오면 젖은 옷을 짜서 식수를 해결하고, 일부는 소변을 마시며 갈증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항해 중 병들거나 폭행으로 숨진 사망자의 시신은 바다에 던져졌다”고 덧붙였다.

사단법인 아디의 김기남 변호사는 “2015년에도 많은 로힝야가 해상에서 죽었고 또다시 이런 사건을 접하게 되어 안타깝다.”며 “지난 2월부터 또다시 로힝야 난민들이 해상난민이 되고 있는데 인근 국가들이 이들의 입국 시도를 불허하고 바다로 물어내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고 말했다.

이어 “더 우려스러운 것은 지금도 바다 어딘가에 로힝야 해상난민이 있을지 모른다.”, “앞으로 더 많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ome 김선화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