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상태에서 털가죽이 벗겨진 여우와 너구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 (영상)

2020-07-0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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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점퍼 모자의 장식은 이렇게 채취한 털로 만듭니다"
동물보호단체 HSI, 항공사진 공개해 잔혹한 현실 고발

사진출처 /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사진출처 /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여우가 비좁은 우리에서 끌려나와 잔인하게 몽둥이 찜질을 당한 뒤 죽거나, 살아 있는 상태에서 가죽이 벗겨져 그대로 버려진다.

7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아시아 모피농장에서 촬영된 끔찍한 영상을 소개했다. 동물보호단체인 HSI(휴먼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의 조사관들이 항공사진으로 찍은 영상이다.

해당 영상은 몽둥이에 맞아 죽은 뒤 털과 가죽이 벗겨진 채 죽은 여우가 쌓여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여우나 너구리의 털은 코트, 패딩점퍼 모자 장식용 등으로 만드는 비싼 재료다.

HSI 조사관들은 전 세계에 모피를 수출하는 아시아 나라 중 한 나라를 무작위로 선정한 뒤 모피농장 11곳을 촬영했다. HSI는 안전상의 이유로 모피농장의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영상을 보면 여우들은 좁디좁은 우리에 갇혀 지내는 데다 제대로 먹지 못해 메말라 있다.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듯 물그릇은 종종 비어 있다.

사진출처 /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사진출처 /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동물들 중 일부는 폐쇄된 공간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정신질환에 걸려 정형행동(일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보이기도 한다.

여우는 태어난 지 1년이 되면 쇠막대기로 머리를 반복적으로 맞는다. HSI에 따르면 엄청난 고통과 부상을 입지만 그 자리에서 죽지는 않는다. 초죽음 상태에서 인간의 겨울용 코트를 위해 털과 가죽을 빼앗긴다.

HSI 조사관들은 일부 여우는 살아 있는 동안 털이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다고 말했다. 조사관 중 한 명은 털가죽이 벗겨진 여우가 쌓여 있는 모습을 ‘사체의 산’이라고 묘사했다.

이 조사관은 “한 곳에서 이렇게 많은 동물 사체를 본 적이 없다. 충격적이었기에 촬영을 계속하기 위해 마음을 진정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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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면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쓰레기처럼 버려진 짐승이 수만 마리나 됐다”라고 말했다.

HSI의 영상을 본 TV 진행자 크리스 팩햄은 “모피 거래의 타락함에 놀랐다. 이 조사는 마치 지옥에서 온 광경과도 같다"라면서 "모피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보는 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매년 수백만 톤의 모피가 핀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중국, 홍콩, 인도, 태국 등에서 영국 등 유럽으로 수입되고 있다.

한편 HSI는 영국에서의 모피 판매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모피 판매를 전면 금지한 나라는 없다.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웨스트 할리우드 등 도시에서의 유사한 금지 조치에 이어 미국 최초로 모피 판매를 금지한 주가 됐다.

사진출처 /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사진출처 /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HSI(휴먼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페이스북
home 장원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