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남긴 유서가 매우 민감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020-07-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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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 대한 언급 없어
서울특별시장 반대 여론도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은 10일 오전 11시 5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의 동의하에 유서를 공개했다.
박 시장이 자필로 쓴 메모지에는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적혀 있다.
박 시장은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며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 안녕"이라는 말로 유서를 맺었다.
박 시장 전 여비서는 박 시장으로부터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면서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박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는 전 여비서가 자신을 고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그로서는 자신이 ‘가해자’인 성추행 사건이 불거져 수십년 쌓은 명예가 와르르 무너지는 상황을 마주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박 시장이 유서에서 현재로선 피해자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전 여비서에게 사과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아쉬워하는 국민이 많다.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에게는 한마디도 남기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박 시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까닭에 그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는 데 반대하는 여론도 있다. 10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오후 2시 10분 현재 6만4000명이 넘는 사람의 동의를 얻었다.
여당 일각에서도 성추행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위 공직자 누구라도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사실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