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넘겠다는 카카오, 일본이 반했다
2020-07-2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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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독자적인 IP 확보에 총력… 1조원 이상 투자해
일본 시장서 한국 웹툰 관심… 픽코마서 비중 40% 이상

“전 세계 77억명 인구 가운데 1%가 매일 카카오페이지를 이용하도록 만들겠습니다. 미국의 마블을 쫓기보다는 뛰어넘겠습니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21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선두주자인 마블을 타깃으로 삼지 않고, 독자적인 IP 세계관 구축을 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현재 웹툰의 영화화 등 IP 다각화가 활발한 모습이죠. 카카오가 일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갈지에 이목이 쏠립니다.
카카오엔 카카오톡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카카오페이지(지분율 63.5%), 카카오재팬(카카오 79.5%, 카카오페이지 19.9%)을 장착한 카카오는 웹툰을 비롯, IP 비즈니스 사업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죠.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 사업보고서에서 종속기업은 ▲삼양씨앤씨 ▲네오바자르 ▲다온크리에이티브 ▲사운디스트 ▲알에스미디어로 분류됩니다. 공통적으로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를 영위하는 기업입니다. 대원씨아이나 디앤씨미디어 등 관계기업도 마찬가집니다.
이 대표는 “IP를 확보하고 제작하는 일은 우리의 정체성 그 자체이자 존재 이유”라고 밝히면서 지금까지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카카오페이지가 보유 중인 오리지널 IP 타이틀만 7000개를 웃돕니다.

행적을 살펴보겠습니다.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툰, 드라마로 제작돼 화제를 모았죠. ‘미생’이나 ‘롱 리브 더킹’도 그렇습니다. 최근 ‘박새로이 열풍’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태원 클라쓰’도 있습니다. 송중기, 김태리 주연의 영화 ‘승리호’와 오는 29일 개봉할 정우성 주연의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도 있네요.
엄선된 IP로 영역 확장을 모색한 점과 ‘기다리면 무료’ 등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을 선보인 도전정신이 카카오페이지의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기업공개(IPO) 이슈까지 있습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의 연간 거래액 목표치는 5000억원 이상입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대폭 웃도는 것은 물론, 카카오가 자체 발표를 통해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수치입니다.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에선 어떨까요. ‘한국적 스토리’가 기대 이상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웹툰 서비스 픽코마의 1~10위권 작품 중 한국 작가의 작품이 대다수입니다. 특히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일본에서 하루 1억원 이상 결제됩니다. 누적 매출액은 100억원을 넘어섰다는군요. 일본의 만화 커뮤니티에선 ‘나 혼자만 레벨업’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픽코마는 2분기에만 올해 연간 거래액 예상치(214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액수를 거둬들일 예정입니다. 픽코마의 지난달 월간다운로드수,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3%, 242% 성장했습니다. 한국 콘텐츠 점유율이 40%를 상회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마케팅이 제한적인 한국, 일본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이미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카카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합니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재팬의 합산 가치는 10조원대 잠재력이 있다고 증권업계는 전망합니다. 업계 1위 네이버와 간극은 더욱 좁혀지고 있습니다. 창작 웹툰 등 독자적인 IP가 통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이와 함께 언택트 문화 확산도 웹툰 시장 성장에 불을 붙이고 있네요.
이젠 일본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카카오입니다. 앞서 인도네시아 콘텐츠 기업 네오바자르를 인수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죠. 일본, 인도네시아의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북미, 중국, 태국, 대만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입니다. 지난 15일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Radish Media(래디쉬)’에 약 322억원(지분율 12.46%)을 투자했다고 공시했죠.
이진수 대표는 “매일 한국의 IP를 전 세계 전 언어권으로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합니다. 마블을 뛰어넘는 카카오 유니버스가 조성될까요. 차기 과제는 일본에서의 성공을 북미, 중국 등에서도 이어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