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크기가 여성혐오?” 페미니스트 유튜버가 장문의 글을 올렸다

2020-07-30 17:35

add remove print link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었던 영상
“최근 논란이 된 ‘스마트폰’ 관련 영상에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남자 손에 맞게 설계된 스마트폰, 여성의 손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아무도 모른다"

페미니즘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이 최근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엠엘비파크, 인벤, 개드립닷컴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하말넘많이 제작한 영상을 캡처한 이미지가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영상 캡처 내용은 간단했다. 하말넘많의 두 여성 진행자가 스마트폰에 대한 생각을 시청자들에게 말하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스마트폰 크기가 남자 손에 맞게 설계되었다며 여성의 손 건강을 우려했다.

이하 유튜브,  [하말넘많] heavytalker
이하 유튜브, [하말넘많] heavytalker

커뮤니티 유저들은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액정 크기를 줄여서 여성용이라고 출시하면 또 차별이라고 지적할 거면서", "예전 폴더폰은 여성들을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말일까?", "지나치게 남탓을 한다" 등 댓글이 많이 달렸다. 두 여성 진행자의 외모를 조롱하는 댓글도 적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하말넘많은 28일, 공지를 올려 "(우리는) 유튜브 코리아에서 매니지먼트 받고 있는 채널이다. 참고하라", "모든 커뮤니티, 페이스북의 댓글 캡처 완료 및 고소 시작" 등 강경 대응을 밝혔다.

29일에는 장문의 공지를 추가로 올렸다. 앞선 공지보다 차분한 어조로 문제의 영상을 제작한 이유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었다.

하말넘많은 "해당 영상은 '보이지 않는 여자들'이라는 책에서, 여성들의 데이터가 긴 시간 동안 쌓아지지 못해 생기는 여러가지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의 스펙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점점 더 커진 스마트폰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신체가 작은 여성들의 사용에 불리함을 야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며 "최신 스마트폰의 크기가 5.5-6인치(약 15cm)이며, 여성의 손 평균 길이는 18cm라는 통계가 있었기에 말씀드렸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에서 문제 삼은 발언은 "통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체적 차이에 기인한 발화"라며 "단연코 제조 과정에서 크기를 결정하는 요소가 '성별' 하나 뿐이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현상을 일반화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를 인정하며 추후에는 이와 같은 점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말넘많은 ‘남녀 갈등’, ‘성별 갈등’을 조장하는 채널이 아니다. 저희가 정말 성별 갈등을 조장하여 얻는 것이 있을까"라며 "이 점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당부를 남겼다.

하말넘많이 올린 글이다.

안녕하세요. 하말넘많입니다.

최근 논란이 된 ‘스마트폰’ 관련 영상에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해당 영상은 '보이지 않는 여자들'이라는 책에서, 여성들의 데이터가 긴 시간 동안 쌓아지지 못해 생기는 여러가지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많은 분들께서 말씀하신 부분은 스마트폰의 스펙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점점 더 커진 스마트폰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신체가 작은 여성들의 사용에 불리함을 야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최신 스마트폰의 크기가 5.5-6인치(약 15cm)이며, 여성의 손 평균 길이는 18cm라는 통계가 있었기에 말씀드렸던 내용이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의 신체 사이즈는 모두 다르고, 여성이라고 하여 반드시 손이 작은 것이 아니라 남성이라고 하여 반드시 손이 큰 것도 아닙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이는 통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체적 차이에 기인한 발화였습니다. 단연코 제조 과정에서 크기를 결정하는 요소가 ‘성별’ 하나 뿐이라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그럼 삼성, 애플도 여혐 기업이네’라는 식의 논리 비약은 저희 역시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모든 현상을 일반화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를 인정하며, 추후에는 이와 같은 점을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채널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 하말넘많은 ‘남녀 갈등’, ‘성별 갈등’을 조장하는 채널이 아닙니다. 저희가 정말 성별 갈등을 조장하여 얻는 것이 있을까요. 하말넘많 채널의 목표는 늘 말씀드렸던 것처럼 ‘소멸’입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세상의 도래를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꿈꾸는 세상은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살기 좋은 세상입니다. 이 점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채널을 향한 도 넘은 악플이 3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채널의 댓글 기능을 잠시동안 제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