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자의 D-Day 1]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프리뷰
2020-08-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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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대사 없어서 이 영화 골랐다”
★★★★☆ (4.7), 총평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내일(5일) 개봉하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영화로 개봉 전부터 웰메이드 추격 액션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특히 황정민과 이정재가 영화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났고, 충무로가 사랑하는 배우 박정민이 합세해 막강 라인업을 완성한 것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언론시사회에서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이 영화 꼭 극장에서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편집을 활용한 액션 영화와는 다르게 '스톱모션' 촬영기법을 도입해 배우들이 실제로 서로를 타격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기 때문에 타격의 쾌감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 영화는 고요하고 묵직한 느낌의 인천, 회색빛이 강한 차가운 느낌의 일본, 다양한 색이 뒤섞인 느낌의 태국까지 각 장소에서의 에피소드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는 캐릭터를 잘 그렸다.
영화의 미장센은 공간적 배경이 태국으로 넘어올 때 절정을 이룬다. 방콕이라는 자막이 올라오며 태국에서 본격적인 액션이 펼쳐질 때부터는 색다른 분위기와 이국적인 볼거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전체 분량의 80% 이상이 해외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외국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태국 중심가 방콕의 번잡함과 교외의 황량한 '량야오 마을' 등 끊임없이 장소를 변화해가며 강렬하게 격돌하는 캐릭터들을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인남과 레이의 첫 맞대결 액션 장면, 화려한 카체이싱, 시가지 폭발 액션 장면 등 캐릭터들의 치열한 사투에서 긴박감 있게 완성된 액션 시퀀스가 주는 쾌감이 상당하다.

여러 컷을 촬영해 편집을 통해 액션을 그리는 여타 액션 영화와 달리 여러 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한 번의 테이크로 촬영하는 방식을 통해 색다름을 느끼게 했으며, 지루함 없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듯이 완벽하다. 영화 속 배우들의 대사가 많지 않은데, 대사가 없어도 배우들의 표정과 행동으로 충분히 설명됐다.
말없이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들이 많이 있는데, 대사 한마디 없이도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했다. 그중 선글라스를 벗는 동작만으로 공간을 공포감으로 사로잡는 이정재의 표현력은 압도적이다.

오히려 대사가 별로 없어 배우들의 표정에 집중하고, 스톱모션이라는 액션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사가 별로 없는 것에 대해 황정민은 "작품을 선택한 큰 이유 중 하나가 대사가 없어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전작인 ‘공작’ 때는 대사가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 이번엔 대사가 없어 좋았다"면서도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웠다. 말없이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부분이 어려웠지만, 감독님, 동료 배우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며 작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볼거리가 충분한 범죄, 액션 영화로 개봉 전부터 스타일리시한 영화라는 타이틀로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납치된 아이를 구하는 남자의 이야기'라는 뻔한 서사를 깔끔하고 세련되게 표현했고, 지루하지 않게 풀어 108분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진다.
이 모든 것을 온전하게 느끼고 싶다면 꼭 극장에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오는 8월 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