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오래된 칼날, 엔씨 ‘리니지’ 맹추격…수성과 탈환 전쟁

2020-08-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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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모바일게임 시장, 여전히 엔씨소프트 강세지만 ‘넥슨 돌풍’ 눈길
‘돌풍 이어갈 것’ vs ‘일시적 유행’ 의견 분분… 신규 IP 부재 아쉽다는 지적도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넥슨-엔씨소프트 양강 구도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넥슨-엔씨소프트 양강 구도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모바일게임 시장 추이를 보면 ‘리니지’ 파워는 여전했고, 과금 유저는 더 늘었습니다. 엔씨소프트가 주인공이었을까요? 아닙니다. 판을 쥐락펴락한 주역은 넥슨입니다. 넥슨은 과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시장점유율에선 넷마블을 제치고 매출에선 ‘리니지2M’ 자리를 빼앗았습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3일 발표한 ‘2020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상반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배 증가한 2조8327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가장 큰 비중(34.8%)을 차지하면서 여전히 절대 강자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에서도 ‘리니지2M’, ‘리니지M’은 각각 9.8시간, 8시간을 기록하면서 위용을 떨쳤습니다. 올 상반기 1인 평균 과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상승했습니다. 일매출 20억~30억원으로 추정되는 ‘리니지’ 형제들의 기여도가 컸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느 때처럼 ‘리니지’가 모바일 게임 시장을 점령하는 형세였을까요? 실질적으로 넥슨의 강세가 더 두드러졌습니다. 넥슨은 오래된 ‘카트라이더'(2004년), ‘바람의 나라’(1996년) IP를 모바일로 구현해 시장 선점에 성공했습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상반기 모바일 게임 가운데 가장 많은 이용자 수(105만9795명)를 기록했습니다.

넥슨은 점유율을 6% 가까이 끌어올려 경쟁사 넷마블을 제쳤다.
넥슨은 점유율을 6% 가까이 끌어올려 경쟁사 넷마블을 제쳤다.

지난달 15일 출시한 ‘바람의나라: 연’의 기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출시 1주일 만에 부동의 강자였던 ‘리니지2M’을 밀어내고 매출 순위 2위에 올랐죠. 순위는 다시 역전됐지만, ‘바람의나라: 연’은 호시탐탐 ‘리니지’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카트라이더’ ‘바람의나라’를 통해 넥슨은 1년 동안 4%대 머물던 모바일 게임 시장점유율을 약 6%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점유율에서 경쟁사 넷마블(4.6%)을 제친 넥슨은 엔씨소프트를 추격 중입니다.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매출에선 ‘리니지’ 형제를 끼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여전히 시장 패권을 쥐고 있습니다. 하지만 깊게 들어가 보면, 이용자 수나 발전 속도 측면에서 넥슨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한 모바일 게임 유저는 “‘카트라이더’는 ‘리니지’와 달리, 과금 유도가 없고 오로지 손가락(실력)으로 실력을 가늠하는 착한 게임”이라며 “이용자 수가 늘거나 흥행이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넥슨 돌풍을 보는 관점은 '지속'vs'유행'으로 나뉘었다. 황선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신규 IP 부재가 아쉽다고 말했다.
넥슨 돌풍을 보는 관점은 '지속'vs'유행'으로 나뉘었다. 황선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신규 IP 부재가 아쉽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어떻게 봤을까요? 관계자 A씨는 “오래된 IP를 가공해 만든 넥슨의 두 게임은 젊은 유저들에겐 재미를, 30대와 40대 유저들에겐 추억을 줬다”면서 넥슨이 하반기에도 모바일 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관계자 B씨는 “‘바람의 나라’와 ‘카트라이더’가 흥행하고 있지만 유행 같은 느낌이 든다. 다시 말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충성 고객이 굳건한 ‘리니지’가 지속해 패권을 쥐면서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엔씨소프트-넥슨의 양강 구도에 볼멘소리를 냈습니다. 황 회장은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선 엔씨소프트, 넥슨의 IP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카카오 게임즈가 최근 출시한 ‘가디언 테일즈’와 같은 신규 개발 IP가 아닌 기존 IP가 시장을 잠식한 점이 아쉽다”라고 했습니다.

home 김성현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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