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빈까지 인수하더니… 초대형 폭탄에 휘청이는 '필리핀의 롯데리아'

2020-08-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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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국민 외식브랜드 졸리비 255개 매장 폐쇄
필리핀 코로나 경제위기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

필리핀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점이자 '필리핀의 롯데리아'로 불리는 졸리비(Jollibee)가 눈덩이 적자를 견디다 못해 사상 처음으로 대대적인 유통망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필리핀 국민 외식 브랜드의 이런 조치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필리핀 경제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sian Journal 사이트 캡쳐
Asian Journal 사이트 캡쳐

12일 필리핀 매체 아시안 저널(Asian Journal)은 졸리비 푸드사(JFC) 최고경영자의 말을 빌어 전국 255개 직영 매장을 폐쇄한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졸리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올해 상반기에만 116억6000만 페소(약 282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회사 역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25억2000만 페소(약 609억원)의 이익을 냈었다.

'펑크'는 2분기에 집중됐다. 4~6월 손실이 101억7100만 페소(약 2460억원)로 올 전체 손실액의 97%에 달한다.

올 초부터 시작된 필리핀 정부의 계엄령에 준하는 봉쇄 조치로 졸리비는 배달 및 테이크아웃 서비스로 버텼지만,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46.6% 감소했다.

1978년 수도 마닐라 케손(Quezon)에서 창업한 졸리비는 현재 전 세계 4000개 이상 지점을 둔 필리핀 최대 외식그룹이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맥도날드의 공세에도 한국 롯데리아와 함께 자국 시장 1위를 내주지 않은 몇 안 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필리핀 거리 곳곳에서 매장을 흔하게 볼 수 있어, 현지 여행을 많이 가는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브랜드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커피 브랜드인 '커피빈'을 1억달러(1178억원)에 인수하면서 세계 외식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한때 스타벅스의 최고 라이벌로 주목받던 커피빈이 신흥국 외식 기업에 먹힐 줄은 상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졸리비는 ‘스매시버거(Smashburger)’ ‘망 이나살(MangInasal)’ ‘홍주앙웬(HongZhuangYuan)’ ‘버거킹필리핀’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현지에서는 졸리비의 이번 조치를 필리핀 경제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필리핀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6.5%로 역성장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