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일제시대(1937년)에 지어진 아파트가 있다, 가격이 얼마인지 알아봤다

2020-08-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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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충정아파트… 반 백살 동대문아파트
힐탑아파트·진양상가아파트·여의도시범아파트

서울시에 따르면 서구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1960년대 준공돼 아직 남아있는 아파트는 관내 10곳 정도에 불과하다. 종로의 동대문 아파트, 낙원상가아파트, 중구의 정동아파트, 진양상가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재개발, 재건축으로부터 살아남은 서울 고령 아파트를 다녀보며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고단했던 삶을 추억해 보자.

충정아파트
충정아파트

국내 최초 ‘충정아파트’

국내 최초 아파트는 기록상 1937년 건립된 서울 서대문구 충정아파트다.

한국전쟁 당시엔 유엔군의 임시숙소로 쓰였다. 이후 호텔로 운영되다 1975년 서울신탁은행이 아파트로 용도 변경하고 리모델링한 후 일반에 분양해 지금에 이르렀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인데 처음에는 4층 건물이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무허가 건물을 올려 가건물인 5층에만 토지 지분이 없다. 그동안 재건축 추진이 어려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충정아파트를 문화시설로 변경해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마포로 도시정비형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을 지난해 발표했다.

사연이 많은 만큼 내부도 특별하다. 건물 중앙이 비어 있는 중앙정원형 아파트로, 한 층에 10가구씩 60가구가 중앙을 둘러싼 모양이다.

호텔 구조로 설계돼 주택형이 26·49·59·66·82·99㎡(공급면적) 6개로 구성됐다. 원룸부터 쓰리룸까지 다양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충정아파트는 2018년 4월 1층의 86.61㎡짜리(공급면적 99㎡)가 3억298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 값이 껑충 뛴 만큼 현재 가격은 4억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동대문아파트
동대문아파트

연예인이 많이 살던 ‘동대문아파트’

영화 '숨바꼭질' 촬영지로 알려진 동대문아파트는 1965년에 완공된 7층짜리 중앙정원형 아파트다.

대한주택공사가 시공한 50년 전만 해도 고급 아파트였고, 연예인들이 많이 살아 '연예인 아파트'라는 별명도 붙었다.

지상 6층에 총 131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28.79㎡, 28.80㎡, 28.85㎡ 등 3개 주택형이 있지만, 28.80㎡ 주택형이 129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KT 에스테이트
KT 에스테이트

외국인 전용 ‘힐탑아파트’

1960년, 1970년대에는 선진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우리 정부와 기업이 외국인들을 대거 초청했다.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해 전용 공동주택이 필요했다. 이렇게 탄생한 첫 외인아파트가 1967년 용산구에 지어진 힐탑아파트다.

국내 아파트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장착됐고, 집에서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자동식 전화가 설치됐다.

2003년 리모델링 후 ‘힐탑트레저’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여전히 외국인 임대 수요가 많은 편이다.

진양상가아파트
진양상가아파트

타워팰리스의 조상 ‘진양상가아파트’

60년대 건축된 아파트로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구조다.

엘리베이터, 양변기, 중앙난방 시스템이 탑재돼 명품 아파트로 주목받았다. 옥상에는 헬기 이착륙장도 만들어졌다.

때문에 영화배우나 고위 관료 등이 초기 입주자였다. 이 아파트는 2012년에 개봉한 영화 '도둑들'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여의도 시범아파트

민간인용 첫 고층아파트 '여의도 시범아파트'

1971년에 지어진 첫 민간인 고층 아파트이자 대단위 아파트다. 여의도에 처음 들어선 단지다.

당시 여의도에 건물을 짓겠다는 사람이 없자 여의도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고층 아파트 건설을 강행했다.

계획은 성공적이었고 이 아파트 덕에 여의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해 여의도가 발전하게 됐다.

종로구 낙원상가아파트, 중구 정동아파트와 성요셉아파트, 서대문구 서소문아파트, 강서구 등마루아파트 등도 오랫동안 서울의 역사를 함께 한 주거시설이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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