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또다시 매료시킨 스마일게이트… 남은 과제는?
2020-08-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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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파이어’, 게임 이어 드라마도 흥행몰이
남은 과제는 상장… ‘로스트아크’가 좌우할 것

국내 대표 게임 기업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 파이어’로 또다시 중국을 매료시켰습니다. 최근 회사 내에선 그룹 체질 개선이 이뤄지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죠. 남은 숙제는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기업공개(IPO)로 꼽힙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달 2일 신(新)경영 체제를 표방했습니다. 기존 그룹 이사회 체제를 벗고 ‘그룹 지식재산권(IP) 경영 협의체’로 탈바꿈한 것이죠. 성준호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대표는 경영 협의체 의장으로, 회사 창립자인 권혁빈 전 이사회 의장은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로 임명됐습니다.
성준호 의장은 “스마일게이트 그룹을 글로벌 최고의 지식재산권 명문 기업으로 더 빠르게 성장 시켜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이는 대표 IP ‘크로스 파이어’, ‘로스트아크’에 더욱 무게를 둬 시장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향후 양질의 IP를 개발해 외형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2002년 태동한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대표 게임 기업입니다.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필두로 ▲엔터테인먼트 ▲알피지(RPG) ▲메가포트 ▲스토브가 게임 개발·서비스 등을 맡고 있죠.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회사 대표 IP인 ‘크로스파이어’를, 스마일게이트RPG는 2018년 출시한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곳입니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엔 개발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크로스 파이어’ 같은 양질의 IP를 개발하기 위한 채비를 갖춘 것이죠. 개발진은 락스타, 유비소프트, 크라이텍 등 글로벌 유수의 게임 회사 출신들입니다. 관계자는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게임을 유저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中 또다시 매료시킨 ‘크로스파이어’
지금의 스마일게이트를 있게 만든 IP가 있습니다. 바로 ‘크로스파이어’입니다. 2007년 출시한 FPS(총게임) 장르의 이 게임은 누적 매출액 105억 달러(한화 약 12조원) 이상을 기록한 회사 캐시카우(현금창출)로 현재 중국·브라질 등 전 세계 80여개 나라에서 PC·모바일 회원 10억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죠. 하반기엔 콘솔(‘크로스파이어X’) 버전이 전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게임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크로스 파이어’를 두고 “중국 최대 게임 기업인 텐센트를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시킨 게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크로스 파이어’는 중국 내에서 ‘천월화선(穿越火线)’이란 명칭으로, 텐센트가 서비스 중입니다. e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중국에서 특히 사랑받는 IP죠.
최근엔 드라마까지 제작됐습니다. 전체 36부작으로, 제작비 약 464억원이 투입된 이 드라마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텐센트가 서비스합니다. 게임에서 화력이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게임과 같이 ‘천월화선(穿越火线)’을 제목으로 첫 방영된 드라마는 2회 만에 조회 수 1억뷰를 돌파했습니다.
아울러 4주 만에 누적 조회 수 11억뷰를 웃도는 등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이어 드라마까지 연타석을 친 격입니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 파이어’를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한다고 합니다.

● ‘크로스 파이어’ 이외에 추가 수익원 必… 야심작 ‘로스트아크’ 출격
‘크로스 파이어’ 성공은 자연스레 스마일게이트 외형 확장으로 이어졌습니다. 2010년 영업손실(159억원)에 휘청이던 지주사는 점차 수익 개선을 일궈냈죠. 2016년 영업이익만 4000억원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이어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대표 IT·게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거죠.
그러나 불안 요소가 있었습니다. 회사 전체 매출의 90%가 ‘크로스 파이어’에서 나옵니다. 모바일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고자 2014년 선데이토즈를 인수했지만, 반등하기엔 역부족이었죠. 2017년 지주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결 영업이익은 233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00억원 이상 감익했습니다.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등 ‘크로스 파이어’를 뒷받침할 게임이 필요했습니다. 권혁빈 전 이사회 의장의 선택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 제작 기간 7년, 개발비용 1000억원 이상 소요된 이 게임은 서비스 첫날 동시 접속자수 25만명을 기록했습니다. 한 달 동안 벌어들인 매출은 400억원가량.
2018년 11월 출시한 ‘로스트아크’는 이듬해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다년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손실이 잇따랐던 ‘로스트아크’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지난해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해 전년 영업손실(391억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죠. 지주사 매출액, 영업이익도 지난해 각각 8873억원, 2895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대비 개선됐습니다.

● 비상장 고수해오다가 지난해 주관사 선정
올해 ‘크로스 파이어’가 또다시 중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로스트아크’는 최근 PC방 점유율 톱10에 올랐습니다. VR(가상현실) 콘텐츠나 인공지능(AI)에 시선을 주는 등 회사는 게임 이외에도 사업 다각화를 모색 중입니다. 남은 과제는 상장입니다.
그간 비상장을 고수해왔던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5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코스닥 입성의 신호탄을 쐈습니다.
기업공개(IPO) 대상 회사는 스마일게이트RPG. 언택트 문화가 가속하면서 IT·게임 기업이 수혜를 입는 만큼, 지금이 상장 적기라는 의견이 부지기수입니다.
상장을 추진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습니다. 다만, IPO 대상이 적자에 허덕이던 ‘로스트아크’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라는 점이 향후 IPO와 관련한 해답일 수 있겠습니다.

● ‘로스트아크’가 결정할 미래
앞서 말했듯, ‘로스트아크’에 총력을 기울인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해 첫 플러스(+)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말 러시아 시장 진출에 이어 연내 일본 시장 출격을 예고했고, 곧 모바일 버전도 서비스할 예정이죠.
성장 동력은 충분하다는 얘깁니다. 아직 끝난게 아니라는거죠. 최근 PC방 점유율 순위까지 반등해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정리해보면 회사는 스마일게이트RPG를 내세워 ‘크로스 파이어’ 의존도를 탈피하고, 모멘텀이 남아있는 ‘로스트아크’를 디딤돌 삼아 시장 활로를 넓히는 등 IPO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최근 시장에서 MMORPG 등 모바일 게임 상승, FPS 장르 하강 기류가 흐르는 만큼 스마일게이트RPG가 회사를 대표할 IPO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업계에 따르면 IPO는 ‘로스트아크’ 모바일 버전 출시와 시기적으로 겹칠 공산이 큽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그룹 체제에 변화를 주고, IP 개발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던 ‘로스트아크’가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캐시카우 ‘크로스 파이어’가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와 같은 영향력을 지속해 행사한다면 상장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