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출시된 한국 게임 3년간 ‘0개’… 유일하게 출시 앞둔 ‘던파 모바일’도 계속 밀려
2020-09-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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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게임이 한국서 벌어들인 돈 1조9697억원
한중 게임산업 불균형 심각… 올해 일본 게임 판호 12건 받아

지난달 12일 출시 예정이었던 넥슨의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의 출시가 밀린 지 한 달 가까이 지났다. 넥슨은 출시 하루 전날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출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던파 모바일’ 출시 연기 사유를 놓고 업계에선 여러 추측이 오갔다. ‘미성년자 게임 중독 방지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는 중국 당국이 일방적으로 출시 연기를 통보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왔다.
넥슨 홍보실 관계자는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중국 서비스를 맡은 텐센트와 넥슨 상호 협의하에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판단돼 연기를 결정했다”며 “중국 정부 움직임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던파 모바일' 출시 지연과 중국 정부를 연관짓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는 그간 중국 정부가 지나치게 자국 게임 보호 정책을 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국제엔터테인먼트산업대회(CDEC)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게임 시장에서 발생한 총 매출은 1394억9300위안(약 24조2396억)이다. 이 중 중국 개발사 게임이 낸 매출이 1201억4000만위안(약 20조8767억원). 자국 게임의 매출 비중이 86.12%에 이른다.
중국은 해외 게임의 자국 내 출시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다. 김상현 KOCCA 북경비즈니스센터 센터장이 발표한 ‘중국 게임산업 동향과 대응 방향’에 따르면 2017년 467건이었던 중국의 외산 게임 판호는 올해 상반기 27건을 기록했다. 3년 새 95%가 감소한 것이다. 한국 게임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3년간 단 한 건의 게임도 중국에 출시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일본 게임이 12건의 판호를 발급받은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숫자다.

중국이 한국 게임을 일부러 푸대접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 게임업계에는 중국 내 한국 게임 진출이 막힌 첫 번째 이유로 2017년 사드(THAAD) 보복 조치로 내려진 ‘한한령(限韓令)’의 잔재를 꼽는 시각이 형성되어 있다. 아울러 콘솔이 주력인 일본과 달리 PC·모바일 등 주요 분야가 자국과 겹치는 한국 게임을 중국이 견제하고 있다는 주장도 한국 게임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던파 모바일’이 올해 출시를 시도할 수 있었던 이유도 2016년에 미리 판호를 받아뒀기 때문이다. 뒤늦게 판호를 받으려 했다면 출시 자체가 거절됐을지도 모른다.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을 일부러 배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던파 모바일’ 출시 연기에 중국 당국이 개입했을지 모른다는 추측으로 이어진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에 수출하는 게임을 보면 한국과 중국의 게임 불균형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중국에 한국은 세 번째로 큰 게임 수출 국가다.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50위 내에 올라 있는 중국 게임의 수는 7일 기준 12개. 지난해 중국 게임사가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16억5737만달러(약 1조9697억원)에 이른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중국 판호 전망과 대응 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판호의 재개가 자동으로 한국 게임의 중흥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한국 게임이 중국에 진입해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판호 재개는 중요하다”고 했다.
넥슨 관계자는 ‘던파 모바일’ 출시 일정에 대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마치는 대로 출시 일정을 확정하고 따로 공지하겠다"며 “정확한 일정은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던파’ IP로 선보이는 첫 번째 모바일 게임인 만큼 유저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