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호텔과 모텔, 뭐가 다른지 구별할 수 있는 사람 있나요?
2020-09-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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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치이는 게 호텔… 한국에 유독 호텔 간판 많은 이유
이름에 '호텔'은 넣어도 되지만 '관광호텔'은 기준 충족해야
우리나라 번화가에서 노래방이나 술집만큼이나 흔하게 마주치는 간판이 있다. 바로 모텔이다. 물론 호텔도 있다. 그런데 화려한 외관과 달리 막상 들어가 보면 모텔이나 여인숙에 가까운 것들이 많다. 호텔이라 부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시설이 좋지 못하다.
'무늬만' 호텔은 왜 양산됐을까.

1. 모텔·호텔 구분은 없다
과거에는 숙박업을 호텔, 여관, 장급여관, 여인숙으로 세분화했다. 호텔은 객실 30개 이상에 일반 음식점 1개가 있어야 하고, 장급여관은 객실이 20개 이상, 여관은 10개 이상, 여인숙은 바닥면적 10평 이상으로 나눴다.
그런데 1999년 공중위생법 개정으로 이런 구분이 사라지면서 여인숙, 여관, 모텔 등의 숙박업소가 호텔이라는 명칭을 쓸 수 있게 됐다.
실제 21세기 들어 상당수의 모텔이 이름을 호텔로 바꿨다. 아무래도 모텔보다는 호텔이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숙박업소가 호텔이란 상호를 쓰는 것은 자유이지만, '관광'이라는 접두어를 붙이면 안된다.
2. 호텔·관광호텔 구분은 있다
관광호텔과 (일반)호텔은 엄격히 구분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프리미엄' 특급 호텔들은 관광호텔로 분류된다. 관광호텔은 공중위생법이 아닌 관광진흥법을 따른다.
관광호텔이라는 이름을 달기 위해선 관광진흥법에서 규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관광호텔로 허가받으려면 객실이 30개 이상이어야 하고, 각 객실 면적이 5.7평을 넘어야 한다.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과 부대시설도 갖춰야 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호텔 등급도 받아야 한다. 호텔 등급은 별 개수를 통해 결정된다. 공식적인 별 개수는 1개부터 5개까지다. 등급은 3년간 유효하고, 명칭을 유지하려면 등급 만료 최소 90일 전 재심사를 거쳐야 한다.
3. 모텔은 원래 자동차 호텔?
모텔은 미국에서 시작된 숙박 개념이다. 미국 자동차 여행객을 위한 숙박 시설로, 자동차(Moter)과 호텔(Hotel)의 합성어다.
미국은 국가 면적이 넓다 보니 자동차로 하루 만에 이동이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도로 중간중간에 모텔이 생겨났다.
자동차 여행객들에게 싸고 간편한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지의 모텔이 우리나라에 상륙해서는 딴판의 용도가 됐다.
호텔보다 저렴하지만 여인숙보다 서비스는 좋은 시설로 청춘들의 데이트 장소가 됐고, 성(性)에 보수적인 국내 문화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