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맥북 쓰는 사람들 주목… 애플스토어 실태 고발합니다”

2020-1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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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 가로수길 매장에서 벌어진 일
맥북 프로 구형 사용자, 빅서 업데이트 후 벽돌

한국 애플스토어에서 황당한 고객 응대를 보여줘 공분을 샀다.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 뉴스1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 뉴스1

26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지난 18일부터 25일 일주일 동안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겪은 일을 폭로했다. 3명의 엔지니어와 총 책임자 1명을 만났으나 이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기보다, 소비자 기만적인 말을 서슴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글쓴이는 '맥북 프로 레티나 2014년형' 사용자다. 지금껏 문제없이 사용하던 중 설정에서 자동으로 '빅서' 업데이트 추천을 받아 설치했다. 그러자 곧바로 소위 '벽돌' 상태로 변해 애플스토어 매장에 방문했다.

맥OS빅서 / 애플
맥OS빅서 / 애플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첫 번째로 만난 엔지니어는 운영체제 문제가 아닌, 메인보드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미 내재했던 문제가 하필이면 빅서 업데이트 이후에 발생했다는 주장이었다. 무상 AS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50만 원을 지불하고 유상 수리해야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미 글쓴이는 화가 날 대로 났지만 우선 집으로 돌아가 검색을 했다. 그러자 맥북 구형 특정 모델에 빅서 업데이트를 하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글이 쏟아졌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도 공지된 내용이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 글쓴이는 가로수길 매장에 2차 방문했다.

두 번째로 만난 엔지니어는 "그건 루머일 뿐이다"라며 "i/o 보드가 부서져 벽돌이 됐다. 이걸 끄면 부팅은 되더라"고 했다. 완전히 해결되는 방법은 아니었지만 일단 그렇게라도 부팅을 하기로 했다.

이날 글쓴이는 또다시 황당한 말을 들었다. 계속해서 엔지니어에게 항의할 수 없으니 매니저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엔지니어는 "고객님... 영어 할 줄 아세요?"라며 "오늘 계시는 매니저분은 미국분밖에 없으셔서요"라고 웃었다.

우선 부팅은 했으나 이번엔 와이파이가 안 됐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로 이틀 뒤 세 번째 엔지니어를 만났다. 이번에도 안 된다는 말만 돌아왔다. 여러 과정 끝에 이번엔 결국 한국인 매니저를 만났다.

애플에서 새 OS 업데이트를 하라고 해서 따랐다가 문제가 생겼다는 말에 매니저는 "저희는 강제한 적 없습니다. 업데이트는 고객님 선택이셨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도 구형 맥북이 있는데 업데이트는 안 하고 있답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글쓴이는 이미 자신과 같은 사례가 많다는 점, 왜 미리 경고창 등을 만들어놓지 않았는지 등을 요목조목 따졌다. 그러나 돌아오는 말은 "보증기간이 끝났으니 무상 수리는 안 된다"라는 말의 반복이었다.

글쓴이는 입장을 바꿔 생각하도록 예시를 들기도 했다. 그러자 매니저는 "저는 구형 기기를 이용한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로서는 '소비자 기만'에 해당한 발언을 듣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옆 상담석에선 아주머니가 울분에 찬 목소리로 액정이 왜 나갔냐고 호소 중이었다. 거기서 엔지니어도 친절한 답정너처럼 굴고 있었나 보더라"라며 "그동안 뭐 하려고 이 회사 제품을 구매해왔나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날 그는 매장 내에서 자신의 맥북을 내리치고 바닥에 던져버렸다. 장내에 있던 이들에게 자신이 왜 이럴 수밖에 없는지 알리기도 했다.

글쓴이가 내리친 맥북 프로 /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글쓴이가 내리친 맥북 프로 /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끝으로 글쓴이는 "독일에서도 동일한 일이 있었다지만 대응은 애플 가로수길과는 달랐다고 합니다. 적어도 돈 얘기부터 하지는 않았나 봅니다"라며 "애플 본사에서는 저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 AS센터로 오라고 했다는데 혹시 다른 애플스토어와 애플코리아의 고객 응대 정책이 다른 건가요?"라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카드 만화 형식으로 게시물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엔지니어나 매니저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렇게 시킨 사람이 있겠죠. 부디 여러분은 애플케어 하세요"라고 당부했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