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던 아우디 차량, 폭파 10초 전 퇴근길 경찰이 운전자 생명 구했다

2020-12-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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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학 경감, 전복된 차량에서 100kg 넘는 운전자 극적으로 구출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불구... “무의식적으로 몸이 먼저 반응했다”

"무의식적으로 몸이 먼저 반응했다"

전복 사고로 화재에 휩싸인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운전자를 퇴근길 경찰이 극적으로 구조해냈다.

1일 오후 10시 46분경 부산 강서구 명지동 강서경찰서 인근 한 도로를 달리던 40대 운전사 A씨의 아우디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반대편 차로로 튕겨져 나가 전복, 불길에 휩쌓인 상태였다.

최초발견 당시 불에 휩싸인 아우디 차량 / 이하 박강학 경감 본인제공
최초발견 당시 불에 휩싸인 아우디 차량 / 이하 박강학 경감 본인제공

이때 마침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고 있던 부산 강서경찰서 소속 박강학 민원실장(경감)이 사고 현장을 목격, 본인 차량에 있던 소화기를 즉각적으로 꺼내 직접 진화에 나섰다.

박강학 경감은 위키트리와의 통화 인터뷰에서 당시 위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박 경감은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중 경찰서 바로 앞에서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옆에 행인이 한 분 서 계셨는데 그분은 소방서에 신고를 하고 있었다"면서 "처음엔 안에 사람이 있는지 모르고 소화기를 꺼내 진화를 했는데, 불을 끄던 중 뒤늦게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석 쪽으로 사람의 발이 먼저 보여 박 경감이 몸을 숙여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A씨는 조수석 쪽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박 경감이 재빨리 조수석 문을 열려고 시도했으나 열리지 않아 발로 직접 문을 세게 걷어차자 극적으로 열렸다. 운전자 A씨는 몸무게가 100kg이 넘는 거구였다. 박 경감은 있는 힘을 다해 A 씨의 발을 잡아당겨 그를 차 밖으로 끌어냈다. 평소 운동으로 꾸준히 몸을 단련해 온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구조 직전에도 강했던 불길은 A씨를 구출해내 안전하게 옆으로 옮긴 지 10초도 지나지 않아 폭발해 차량을 전소시켰다고 박 경감은 아슬아슬한 순간을 전했다. A씨는 이후 119차량이 도착하면서 약간의 의식을 되찾았다. 그는 구급차에 실려 가면서도 생명의 은인인 박 경감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운전자 구조 후 전소되기 직전의 차량
운전자 구조 후 전소되기 직전의 차량

박 경감은 "형식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책임감을 가진 경찰로써 무의식적으로 구했다"고 덤덤하게 심정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교통경찰 팀장으로 10년 넘게 근무, 사고 현장에 익숙한 덕분에 혼자서도 당황하지 않고 사고 운전자를 구출해 낼수 있었다.

부산강서경찰서 소속 박강학 민원실장(경감)
부산강서경찰서 소속 박강학 민원실장(경감)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현재 큰 부상은 없는 상태다.

home 곽태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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